▲ 하남4차산업 연구센터 이주광 이사 © 동부교차로저널

[하남] 태양은 만물의 근원이며 에너지의 원천이다. 햇볕이 비추면 식물은 광합성이라는 과정을 통해 빛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전환시킨다. 즉 이산화탄소와 물을 흡수하여 글루코스와 산소를 만들어 낸다. 채식동물은 식물을 먹고, 이 채식동물을 육식동물이 잡아먹고 또 다른 강한 육식동물이 약한 육식동물을 잡아먹는 약육강식의 과정을 거치게 되면 남은 육식동물의 사체는 땅에 묻히거나 썩어 가스를 생산한다. 이때 발생한 가스 중에 이산화탄소가 다시 식물을 통해 저장되고 순환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지표면에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이산화탄소의 전환 과정은 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지구라는 생명체에 별 다른 해악을 끼치지 않는다.

그러나 수백만 년 전 식물의 광합성 과정을 통해 흡수되어 땅속 깊은 곳에 화석화되어 저장되어 있다가,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석탄, 석유, 가스와 같은 형태로 채굴되어 사용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온실효과를 야기하여 지구의 온도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은 지구의 에너지 방출을 방해하고, 지구 온난화를 촉진하여 기후변화와 이상 기후현상을 초래하며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이산화탄소외에도 지구의 온실효과에 기여하는 가스로는 메탄, 이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가스 등이 있는데 이산화탄소가 이들 온실가스의 88%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들 6대 온실가스를 줄여서 이산화탄소라 칭하고 이것을 또 줄여 탄소라 하는 것이다. 결국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부터 지구의 위기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 전 세계가 논의하고 있는 2050년 탄소중립 이슈는 인간의 활동에 의한 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어쩔 수 없이 배출하게 되는 탄소는 흡수 또는 제거해서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이 제로가 되도록 하자는 개념이다. 여기서 탄소 흡수는 주로 삼림을 통해서 달성 할 수 있고, 제거는 탄소를 포집, 저장 또는 활용하는 기술 개발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보다 구체화 되었는데 이는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하여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2℃ 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파리협정 6개월 전에,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BAU(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예측되는 전망치)대비 37% 감축하겠다고 국제사회에 공표하였으나 2020년 현재 하나도 지키지 못했고 오히려 15% 정도 증가하여 기후위기 이슈에 관한 한 “기후악당”, “3등 국가”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OECD국가 중 6위, 전 세계 7위 수준으로 증가추세는 다소 둔화되었으나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다행스럽게도 2020년 6월 전국 226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모여 “대한민국 기초지방정부 기후위기비상선언”을 발표하였다. 대한민국 온실가스 배출량의 86% 이상이 에너지 부문인데, 지금까지 해 왔던 국가 중심의 중앙집중형 에너지시스템으로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기존의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시스템에서 전환해야 하며, 지역에서부터 건물, 교통, 폐기물 관리 등 에너지 소비 전반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중앙정부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지방정부도 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에너지자립계획을 수립하여 단계적으로 실행하고, 시민과 함께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추진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민국 정부는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하였는데, 3대 정책방향으로 경제구조의 저탄소화, 新 유망 저탄소산업 생태계 조성, 탄소중립 사회로의 공정한 전환을 내세웠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하여 재정을 확충하고, 녹색금융을 도입하고, 관련 R&D에 대한 지원 및 국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곧 2050 탄소 중립위원회가 출범하고, 각 부처에서는 올해 말까지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2022년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한다. 정책에 반영한다는 것을 달리 말하면 예산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새로운 판단기준을 갖고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제 전 세계가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정하고, 매년 목표 달성여부를 체크하고 그 결과에 따라 페널티를 부과하는 생존의 게임이 시작될 것이다. 탄소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잘 줄여온 나라는 먹을 것 다 먹어가면서 체력을 보충하여 경기에 임하게 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실패한 나라는 굶어가면서 경기에 임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우리의 경쟁국들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성공했으나, 우리는 지난 10년간 오히려 배출량을 늘려왔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민관협력이 절실하다.

지난 3월30일을 기준으로 하남시 인구가 30만을 돌파했고, 교산 신도시까지 입주가 완료되면 시 인구는 50만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비례하여 에너지 소비는 늘어나고 탄소 배출량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지식산업센터도 계속 들어서고 에너지 자립을 위한 유효 공간은 점점 줄어 들 것이다. 지금 당장 탄소 배출량을 측정해서 데이터를 모으고 정보화 하지 못하면 감축 할당량은 더욱 더 늘어나고, 할당량을 줄이거나 상쇄하기 위한 재정 투입은 증가하고, 도시의 경쟁력은 떨어질 것이다. 탄소중립 관점에서 경쟁력 없는 도시는 일자리를 잃게 되고 아파트 가격은 계속 떨어질 것이다. 너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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