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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디지털 그린 뉴딜의 시작은 빌딩에서하남4차산업 연구센터 이주광 이사
▲ 하남4차산업 연구센터 이주광 이사 © 동부교차로저널

[하남] 언론지상에 많이 회자되고 있으나 이해하기 어려운 신조어중 하나가 아마도 “제로에너지 빌딩(ZEB : Zero Energy Building)”이 아닐까 생각된다. 빌딩이야 주거용, 상업용, 산업용, 공공 빌딩 등으로 나눠서 쉽게 구별할 수 있지만 도대체 제로에너지 빌딩은 무엇인가? 하남시가 구축하고자 하는 스마트 시티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신축 건물에만 해당되는 것인가? 큰 건물만 해당되는 것인가? 도시에 살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더 그러할 21세기의 시민으로서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정부자료에 의하면 제로에너지 빌딩은 “에너지 소비량을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여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를 자급자족“ 하는 빌딩”으로 정의할 수 있고, 크게 세 가지 구성요소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먼저 에너지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여 정보를 뽑아내고 자동적으로 제어하게 하는 빌딩 에너지관리시스템 일명, 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가 그 첫 번째 요소이고, 두 번째는 외부단열 강화, 고성능의 창호설치, 외부 차양 설치와 같이 한번 설치하면 사용자의 간섭이 없이도 에너지효율을 높여주는 패시브(Passive) 설계이다.

마지막 요소는 태양광, 태양열, 지열, 고효율의 LED 전등제어, 에너지저장 장치와 같이 사용자의 간섭과 제어가 필요한 설비 등을 설치하여 에너지를 생산 저장하고 소비효율을 높여주는 액티브(Active) 설계이다.

EU에서는 2020년부터 제로에너지 빌딩을 의무화 하는 등 기술개발 및 금융지원을 통하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하였고, 우리나라는 설계기준의 단계적 강화 및 연구개발을 추진하여 2025년부터 의무화 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그런데 제로에너지 빌딩은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높은 공사비와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가격으로 상용화에 한계가 있고, 고성능 창호 등 건자재 부문은 수요 및 채산성 부족으로 수입자재에 의존하는 문제를 않고 있어 발상의 전환을 통한 추가 공사비 해결은 물론 선도적 사업모델 개발과 시장수요 창출 노력이 요구된다.

우리 하남시에는 현재 12개의 지식산업센터가 운영되고 있고, 신설 승인 받은 것만 24개소로 수년 내에 총 36개의 지식산업센터에 1만여 업체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교산신도시 완성까지 생각해보면 우리 공동체를 구성하는 요소는 산과 강 그리도 우리가 살고 일하는 빌딩일 전부일 것이다.

이제는 이들 아파트와 지식산업센터 대형 쇼핑몰 등을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관점에서 새롭게 정의하고 변화를 가해야 한다. 에너지를 소비하는 빌딩, 탄소발자국을 증가시키는 빌딩,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빌딩이 아닌 제로에너지 빌딩으로 더 나아가 플러스 빌딩으로 바꿔야 한다.

에너지를 소비만 하는 빌딩이 아니라 에너지를 생산하고, 저장하고, 소비하고, 거래하는 에너지 프로슈머 플랫폼으로 바꿔야 한다. 빌딩 지하에 있는 비상용 발전기를 잘 관리하여 유사시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도록 하고, 빌딩 외벽과 창 그리고 옥상의 일부 공간을 활용하여 태양광 발전과 소형 풍력발전기를 설치하여 도심지 주말농장과 같은 에너지 텃밭을 만들어야 한다.

햇볕이 있고, 바람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작은 규모의 에너지 텃밭을 가꿀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시간대에, 다양한 양으로 생산되는 전기에너지는 분산 설치되는 에너지저장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에 저장되어 필요할 때 소비하고, 판매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제로에너지 빌딩을 구현할 수 없다.

빌딩의 에너지 소비량은 많고 생산량은 너무 적기 때문이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와 생산량 확대를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먼저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에너지와 낭비되는 에너지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에너지가 어디서 새고 있는지 확인되면 이를 먼저 막아야 한다.

관공서 화장실의 비데와 같은 기기들에 타이머가 설정되어 있지 않다면 아무도 근무하지 않는 심야시간에도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이런 에너지 낭비 포인트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데 우리가 모를 뿐이다. 낭비 요소를 찾아 막아내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면서도 꼭 써야만 하는 에너지 소비에 대한 평가 작업이 필요하다.

옆 건물과 비교하여 평당 조명에너지 소비량을 비교하여 에너지효율이 높은 전등으로 교체하는 것과 같은 에너지 효율향상 노력을 지속하면 소비량을 3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글로벌 에너지관리 전문기업은 주장한다.

이러한 노력을 사람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앞서 언급한 빌딩 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을 활용해야 한다. 한편 에너지 생산을 늘리는 것은 빌딩이 갖고 있는 하드웨어의 한계가 명확하여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네가-와트(Negative-Watt)가 그것이다. 일반적인 생산을 플러스로 보면 마이너스 생산이라는 개념을 빌딩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한 예로, 회사 앞 식당에서 손님이 몰리는 12~13시에는 백반 한 끼에 8천원인데, 11시~12시 사이에는 7천원을 받기로 하고 일부 손님들이 여기에 응한다면 식당측은 설비투자 없이도 공급을 확대하게 되고, 손님은 식사 시간대를 조절하여 피크 시간대의 소비를 줄여줌으로서 식당 측의 공급부족 문제를 도와주고 1천원의 이득을 얻게 된다.

전기에너지를 공급하는 한전을 식당으로, 빌딩을 손님으로 치환해서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빌딩이 약속된 시간(예, 12~13시)에 약속된 일정량의 전기에너지 소비량을 줄여주면, 전력회사는 그 만큼 발전을 덜하게 되므로 참여한 고객에게 일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가 수요반응(DR, Demand Response)인데, 이 제도를 잘 활용하면 국가적 탄소발자국 절감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음은 물론이고 빌딩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가치를 최대한 높일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누가 먼저 해볼 것 인가? 하는 것이다. 시가 앞장서서 행정력이 미치는 모든 건물의 에너지 사용 실태를 조사하고, 낭비 요소를 파악하고 효율을 향상시키고, 제로에너지 빌딩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에너지프로슈머로서의 빌딩으로 바꾸기 위한 정책과 예산을 마련하여 집행할 수 있어야 한다. 건물 높이가 낮고 작다고 제외하면 안 될 일이다. 시청, 동사무소, 주민센터, 파출소, 우체국과 같은 공공건물부터 시도해야 한다.

먼저 에너지 사용량을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꾸며보자. 한 달에 한번 받아보는 전기요금 고지서는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총 사용량과 내야 할 돈이 얼마인지만 알려줄 뿐. 학교에서 받아온 아이의 성적표에 총점과 등수만 나와 있고, 과목별 점수와 상세 내역이 없다면 무슨 과목을 어떻게 보충해서 공부를 잘하게 할 것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공공기관부터 BEMS를 구축해보자 그러면 디지털 그린 뉴딜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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