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춘 나눔의 집 민간공동조사단 공동단장이 25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동부교차로저널

[광주]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이 생활하고 있는 광주시 나눔의 집 운영에 있어 여러 문제점 드러난 가운데 이에 대한 책임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나눔의 집 민관합동조사단(공동단장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거주시설인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이 수십억원의 후원금을 모집한 뒤 이를 할머니들에게 직접 사용하지 않고 땅을 사는 데 쓰거나 건물을 짓기 위해 모아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이 과정에서 기부금품법에 의한 모집등록도 하지 않은 등 후원금 액수와 사용내역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 조계종 나눔의 집 법인 측은 지난 18일 이사 일동 명으로 입장문을 발표, “운영 미숙에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민관합동조사단이 사실을 왜곡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며 정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법인 측은 “법령과 지침을 어긴 것이나 절차상 부적절한 사항들이었기에 모두 적법한 상태로 원상회복이 가능하고, 횡령 등 심각한 범법행위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법인 운영과정에서 미숙했던 점으로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깊이 참회한다. 나눔의집은 책임을 통감하고 설립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안위와 명예가 보장되는 세계적인 역사교육장이 되도록 운영 혁신을 단행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자 송기춘 나눔의집 민관합동조사단 공동단장은 지난 25일 조사단 조사결과 발표에 대한 나눔의집 이사진의 입장문에 대해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 단장은 법인은 자정, 자구노력을 언급하고 있으나,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법령위반 등에 대해 오해하거나 근거 없이 부인하고 있으며 그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오히려 이와 같은 주장을 하는 것 자체로도 나눔의 집을 운영할 의지나 능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송 단장은 운영미숙의 책임을 경기도와 광주시에 전가하고 있다는 점, 시설과 직원에 대한 관리감독은 법인의 책임이라는 점, 할머니들에 대한 후원금 지원 결여의 문제, 후원인들을 기망한 문제, 생활관 증축 및 제2역사관 건립의 위법 부당성 등의 문제를 다시금 지적했다.

특히 할머니 1인당 연간 간병비와 지원비 등으로 환산 시 1인당 연간 8,200만원이 지원된다는 법인 측 주장에 대해 송 단장은 "할머니들을 위해 직접지원금으로 사용했다고 볼 수 있는 금액은 후원금과 보조금 그리고 법인전입금을 합해 약 3천9백만원에 불과하다"며 "이를 할머니 6명으로 나누면 연간 660만원(월55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송 단장은 "법인 이사진의 입장문은 오히려 할머니들의 생활, 역사공간으로서 나눔의 집을 운영할 의지나 능력이 부재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법인 이사진은 법인 운영의 문제가 무지, 운영 미숙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20여년간 이어지는 무지와 미숙이라면 법인을 더 이상 운영할 능력이 없음을 스스로 말하는 것이며 법인이 문제를 알고도 묵인 또는 방치했다면 이는 문제해결의 의지도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송기춘 단장은 "나눔의 집 문제는 소위 운영진과 내부직원들과의 갈등에 있지 않고, 그 핵심에는 법인 이사들과 운영진의 법령, 정관위반과 인권침해의 문제가 있을 뿐"이라며 "법인을 운영하는 주체인 이사들은 책임을 회피 말고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한편 경기도는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세부적으로 검토한 뒤 경찰에 수사의뢰 하는 한편, 사회복지사업법 등 관계 법령을 위반한 사항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내릴 예정이다.

이상필 기자  lsp7246@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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