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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뇌물죄를 피해 간 흥선 대원군의 지혜조성국 법학박사, 경민대학교 (前)교수⋅도서관장
▲ 조성국 법학박사, 경민대학교 (前)교수⋅도서관장 © 동부교차로저널

대원군(大院君)! 누구를 大院君이라고 부르나?

대원군은 왕의 아들 즉, 왕자(王子)가 아닌 자(者)가 王이 되었을 때 그 王의 생부(生父)에게 드리는 작위(爵位)이다. 大院君은 보통명사이므로 어떤 특정인을 지칭할 때는 고유명사를 붙여야 한다. 예컨대 고종의 아버지는 흥선(興宣) 大院君, 철종의 아버지는 전계(全溪) 大院君이다.

우리나라 궁궐은 덕수궁(德壽宮), 경복궁 등이 보존되어 있어서 관광명소이다. 이곳은 왕이 거처하면서 집무했던 곳이다. 그런데 운현궁(雲峴宮)은 궁궐(宮闕)이 아닌데 宮자가 붙어있다. 그 이유는 임금이 성장기에 거처하던 집에는 宮자를 붙이기 때문이다.

雲峴宮은 흥선군[興宣君-본명- 이하응(李昰應)]의 집이자 흥선군의 둘째 아들 명복(命福-고종)이 태어나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 살던 곳이다. 이곳은 원래 지명(地名)인 구름재에서 이름을 따와 ‘雲峴宮’이라 불리게 되었다.

필자(筆者-조성국)는 흥선 대원군에 관한 여러 가지 자료를 접하면서 정말 두뇌(頭腦)가 뛰어난 분이고,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 량 같은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筆者의 생각일 뿐이다.

수년 전 재판에 관한 언론 보도 내용.

삼성그룹은 박근혜 대통령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를 지원했다고 하였다. 지원규모는 2015년 8~9월 220억 원 규모의 지원 계약을 맺고, 실제 78억 원을 송금한 내용은 확인됐다(특검 수사)고 보도 되었다.

그러나 특별검사팀은 “대가를 바라고 자발적으로 지원한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하였다. 삼성의 지원에 대한 ‘대가성’을 확인한 특검팀은 삼성을 ‘제삼자(第三者) 뇌물죄(賂物罪)’가 아닌 ‘賂物罪’를 바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직무와 관련한 대가성’을 입증할 수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賂物罪’와 ‘第三者 賂物罪’의 적용에 대한 법리논쟁이 핵심문제로 등장했다.

현행법 상 ‘제삼자 뇌물제공’(형법 제130조)은 “공무원 또는 중재인(仲裁人)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請託)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賂物)을 공여(供與)하게 하거나 供與를 요구 또는 약속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資格停止)에 처한다.” 라고 규정되어 있다.

과거 조선왕조시대에도 오늘날과 같은 ‘제3자 뇌물죄’의 형법 법조문은 없었지만 권력자와 부호(富豪)들의 정경유착관계로 인한 비리는 있었다.

그러나 이를 슬기롭게 피해간 권력자가 있었으니 그 주인공은 興宣 大院君이다.

興宣君이 大院君이 되기 전 불우했던 시절에 아무 대가(代價)도 받지 않고, 땔나무[火木]를 해서 興宣君 집에 지게로 져다 준 한 나무꾼(가칭 A나무꾼-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총각) 이 있었다.

이를 잊지 않고 있던 興宣君은 大院君이 된 후, A나무꾼을 雲峴宮 연회(宴會)에 초대했는데, 조정의 고관(高官)들과 장안(長安)의 부호(富豪)들(현대판 재벌)을 함께 초대했다. 연회장(宴會場) 테이블의 한쪽 열에는 고관들, 맞은 편 열에는 부호들을 앉게 하고, 흥선 대원군이 상석(上席)에 앉고, 바로 왼쪽 옆에는 A나무꾼을 앉혔다.

부호들이 볼 때 상석인 대원군의 옆자리에 앉은 사람은 아무리 보아도 차림이 나무꾼 같은데 상석에 앉았으니 대단한 실력자…. ? !

宴會가 절정에 달했을 때, 흥선 대원군이 입을 A의 귀에다 대고, 그간의 은혜에 감사를 표하면서 “앞으로도 나무를 계속 해다 줄 거면 고개를 끄덕이고, 그렇지 않을 거면 도리질을 치게”라고 하고는 “계속 해다 줄거지?”라고 하자 A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대원군이 뜬금없이 귓속말로 A에게 “자네 어머니께 내 수청(守廳) 좀 들게 하게”라고 하였다. 깜짝 놀란 A가 ‘도리질’을 치면서 “안 됩니다”라고 했고, 그래도 대원군이 계속 간청(懇請)을 하자 결국 A는 “그건 절대 안 됩니다.”라고 하면서 연회장을 박차고 일어나 출입문을 나섰다.

대원군은 버선발로 A를 쫓아가면서 간청을 했으나 A는 그냥 집으로 가버렸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다음날 A의 집에는 엄청난 양의 재물을 가져온 부호들과 고관의 하인(下人)들로 가득했다고 한다.

이는 당시 宴會에 참석했던 고관들, 부호들이 “천하의 대원군께서 그렇게 간청하는데도 들어주지 않는 걸 보면, 저 사람은 누군지는 몰라도 분명 대단한 실력자거나 대원군의 측근일 것이다”라고 생각, A에게 아부(阿附)할 생각으로 재물을 가져온 것이었다.

대원군은 자기 재물은 한 푼도 안 쓰고 그 나무꾼에게 보답한 셈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보면 권력자에게 잘 보이려고 아부하는 현실을 보여주는 씁쓸한 에피소드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오늘날에도 지도층이 이런 지혜를 발휘한다면 사회가 혼란스럽지 않을 텐데….

교차로저널  webmaster@n363.ndsof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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