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원 보호구역인 이포보·강천보구역서 발견 '충격'
여주환경련 "식수원 위험, 4대강 보 수문 개방해야"

[여주] 여주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련)은 지난 9일 이포보 상류 4~5km 지점 찬우물 나루터 현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한강이 4급수로 전락해 식수원이 위험하다"며 "고여서 썩어가는 4대강 보의 수문을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2천300만 수도권 시민의 상수원인 남한강 상류 이포보, 강천보 구역에서 수질 4급수 지표종인 실지렁이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환경련에 따르면 실지렁이는 산소가 부족한 곳의 4급수 지표생물이다.

이날 현장확인은 환경련과 불교환경연대 범일 스님, 녹색당 신재현, 이항진 시의원이 참가했다.

현장 확인 결과. 현장에는 저수지나 늪에서 서식하는 정수 수초인 '마름'이 수면에 퍼져 있었다. 한 삽 퍼 올리자 짙은 회색의 펄은 가는 흙이면서 시큼한 냄새가 났다. 그리고 손으로 펄을 헤집자 10㎝ 이상의 실지렁이가 10여 마리 나왔다.

현장확인 결과 발견된 실지렁이

환경련 관계자는 "4대강 사업 이전에는 모래사장이 있었고 여울이 형성되어 있던 곳"이라며 "4대강 보로 막혀 각종 부유물이 쌓여서 펄이 생기고 썩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환경부는 4급수의 용처로 공업용수 2급과 농업용수로 가능하다고 분류하지만,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고 오랫동안 접촉하면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는 물로 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항진 의원도"오늘 돌았던 지역은 가장 깨끗한 지역으로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며 "여주시와 이천시민의 취수구 코앞에서 실지렁이가 나온다는 것은 상상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새들이 날아들 정도로 꼭 보존해야 할 지역"이라며 "오늘 4급수에 서식하는 실지렁이를 보고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현장점검 소감을 밝혔다.

범일 불교환경연대 스님은 "2주 전에 낙동강 취수원에서도 실지렁이가 발견된 이후 이젠 한강에서도 발견됐다"며 "수도권 식수원인 한강이 4급수로 변화하고 있다.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다. 국가가 책임지고 사실을 밝히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항진 의원이 이포보 상류에서 퍼올린 흙을 점검 중이다

이경훈 기자  littli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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