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불법 주차로 인해 도로혼잡하다는 민원 다수”
지역상인“단속시간 늘리면 지역 상권 더욱 힘들다”

이천시 중리동 라온펠리스 앞 주자단속시간을 연장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교차로저널

[이천] 지난 19일 오후 7시 이천시 중리동에 위치한 라온펠리스 앞. 중앙통에서 체육관을 운영한다는 박정주(29)씨가 그곳에 걸린 현수막을 쳐다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에게 다가가“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러자“가뜩이나 주차 공간 부족으로 손님이 떠나고 있는 판국인데, 주차 단속시간이 더 연장된다는 글이 내걸려있다”고 자조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그는 앞날이 걱정돼서 현수막을 보고 있다고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이천시가 오는 5월 2일부터 주차 단속시간을 연장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평일(기존 오전7시~오후7시)은 오전7시에서 오후8시까지, 주말(기존 단속 없음)은 오전10시부터 오후2시까지다. 5분이상 주·정차 돼있는 차량은 단속대상에 포함된다. 적발되면 과태료(승용차4만원, 화물차 5만원)를 물어야 한다. 이천시는 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줄이기 위해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인근 지역 상인들은 이 같은 '이천시의 계획'에 동참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사실상 '주차단속연장계획'이 지역 상권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중앙통 문화의 거리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준성(가명)씨는“지역 경제가 나빠 상인이 대부분이(가게 경영)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야간과 주말에 연장된 주차단속이 실시되면 손님이 더욱 줄 것”이라고 한탄했다. 터미널 인근 식당 주인 최종열씨도“이천시가 지역 상권을 죽이려고 한다. 그러지 않고서야 손님이 몰리는 피크타임에 주차단속을 하는 게 말이 되냐”고 격양된 감정을 쏟아냈다.

몇몇의 이천시민도 ‘주차단속 연장’에 대해 반기(反旗)를 들었다. 백사면에 거주하는 이주원씨는“지금도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가 않아서 시간(주차하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예정대로 단속을 실시하면, (주차장을 찾는 시간이나 다른 지역 가는 시간이랑 비슷하기 때문에)타 도시로 놀러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주차 단속을 줄이는 도시가 있다”며 “이천시도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점심시간에 주차단속을 하지 않기 때문)저녁시간에도 불법 주차 허용해 주거나, (단속 연장 계획)없던 일로 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천시 관계자는“점심시간에는 도로가 복잡하지 않아서 유예 제도를 둔 것이며, 저녁 시간에는 도로가 (많은 교통량)복잡하기 때문에 불법 주차를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인근 주민들이 야간과 주말에 교통단속을 해달라는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주차단속시간을 연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광역시 서구청은 야간에 주차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 이곳은 점심시간 단속 유예 제도를 야간에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주차장 없는 영세한 식당이 많아 장사가 잘 되지 않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그래서 야간 주차를 허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지역 상인들은 전보다 손님이 많아졌다며 야간 불법 주차 허용 제도를 반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훈 기자  littli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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