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지역위원장 ⓒ 교차로저널

지난 한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모두를 안타깝고 불안케 한 해였습니다. 5월에 첫 환자가 발생한 메르스는 정부의 안이한 늑장대응으로 걷잡을 수 없이 전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거의 20%에 육박하는 치사율로 인해 한동안 전 국민은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메르스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정부는 시대정신을 무시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으로 온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한편 11월13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IS가 프랑스와 독일의 친선 축구 경기가 열린 생드니의 축구장 등 최소 7곳에서 동시 다발 연쇄 테러를 일으켜 전 세계를 경악케 했습니다. 이 사고로 사망자 166명을 포함해 최소 400 명 이상의 파리시민이 피해를 입었고, 현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올랑드 대통령이 긴급 대피하는 사태도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세계인의 가슴에 잊지 못할 상처와 공포를 남긴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밖으로부터 다가오는 어려움만으로도 버거운 시기에 나라 안의 경제는 말로 설명하기 힘들 만큼 주저앉고 있습니다. 경제는 어렵고 민생은 고달픕니다. 쪽방 고시원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몇 년씩 취업을 준비해야하는 이른바 취업준비생으로 넘쳐나고, 극심한 소득불평등과 비정규직 근로자들로 서민경제는 이미 파탄에 이르렀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태가 이 지경임에도 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사실상 쉬운 해고와 임금삭감을 허용하는 내용의 '일반해고와 취업규칙불이익변경' 지침을 골자로 한 노동법을 관철시키기 위해 국회의장에게 노동개악법안을 직권 상정하도록 노골적인 협박을 서슴지 않습니다.

집권 중반을 넘긴 박근혜정부의 만용은 최근 아베정권과의 위안부문제 전격합의로 그 오만함이 도를 넘어버렸습니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사과, 10억 엔의 돈 그리고 이 문제를 재론하지 않겠다는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이라는 한일합의는 위안부 할머니들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 마음에도 적잖은 상처와 굴욕감을 안겼습니다. 더구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터전인 ‘나눔의 집’을 지척에 두고 있는 광주시민의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질 일입니다.

국방과 안보문제라고 안심할 때가 아닙니다. 최근 예고 없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과, 그들의 핵실험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지 못한 국정원과 국방부를 보면 이 정권이 과연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낼 의지와 실력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올해는 한·미 양국 모두 국내 정치적으로 유동성이 큰 선거가 있는 해입니다. 한국은 4월 총선이 있고, 미국은 11월 대통령선거가 치러집니다. 양국 선거의 해를 맞아 정부와 여당은 더 이상 안보를 볼모로 이용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진정 ‘통일은 대박’이 되려면 그에 걸 맞는 외교력과 실력으로 대북문제를 풀어 가야할 것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우리국민은 위기를 맞을 때마다 차분하게 본질을 파악하고 힘을 합해 슬기롭게 그 위기를 극복해 낸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메르스 파동으로 취소된 퇴촌의 토마토축제를 기억하시는지요? 축제기간에 맞춰 7천 박스 가량의 대규모 출하를 준비했던 농가들이 커다란 위기에 처했었습니다. 소식을 전해들은 광주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두 팔을 걷어 부치고 토마토 팔아주기에 나섰었지요. 그 결과, 예정했던 축제기간보다 훨씬 앞당겨 준비한 물량이 조기에 완판 시킨 감격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광주시민들은 이 경험을 통해 힘들 때일수록 아픔을 함께하고 마음을 모으면 극복하지 못할 것이 없다는 위대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올 한해 우리가 같이 걸어 가야할 길은 지난해보다 더 가파르고 힘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32만 광주시민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고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우리가 넘지 못할 산은 없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저 소병훈 부터 신발끈을 고쳐 매고 더 낮은 자세로 열심히 시민여러분의 한마디 한마디를 경청하겠습니다.

새해는 붉은 원숭이의 해입니다.

붉은 색은 도전과 창조를 뜻하고 원숭이는 지혜와 협동을 상징합니다. 2016년 새해에는 우리 경제 전반에 창의와 활력이 소생하고, 광주 시민 모두의 가슴에 꿈과 희망이 되살아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내 두루 평안하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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