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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은 재적 의원 5분의 3이상을 찬성의결 요건으로 하고 있는 국회법 제85조의2 등의 조항이 헌법 제49조가 정한 다수결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여·야 국회의원들의 합의에 의한 표결에 의해 통과된 법률안이 또다시 국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이 제기된데 대해 마음이 아프다.  

국회선진화법이라 불리는 국회법은 제19대 국회 운영과정에서 여·야의 몸싸움, 날치기 등의 대립을 사라지게 만들었지만, 특정사건으로 인해 국민들을 위한 미쟁점법안이 모두 발목이 잡히는 등 식물국회란 오명을 씌웠다.

헌법이 요구하는 국회의 가중 다수결은 헌법 제130조 제1항에 의한 헌법개정안, 제64조 제3항의 국회의원의 제명, 제65조 제2항의 대통령 탄핵소추 등 재적의원 3분의 2와,  제53조 제4항의 법률안 재의결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의 경우다.

헌법 제49조가 비록 ‘헌법과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와 같은 규정을 보면 가중 다수결에 대해 헌법규정의 예외 외에는 특별히 인정해선 안된다는 것을 명시한 것이라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국회의 입법권 행사에는 행정부, 사법부 뿐만 아니라 헌법에 의해 헌재가 위헌심판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그런 점에서 법안심사에서 헌법이 요구하지 않는 가중 다수결은 위헌심사대상이다.

국회법은 헌법에 따라 특별한 경우라 해도 헌법이 규정한 가중 다수결을 제외하고는 법률안에 관한 의사·의결정족수와 관련해서 재적의원 과반수와 출석의원 3분의 2를 넘어선 의사·의결정족수를 규정해서는 안 된다.

헌법은 각 조항이 독립된 것이 아니라 각 조항이 체계적·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해석되어야 하는 국가의 최고규범이므로 국회법은 헌법을 벗어나서 규정될 수는 없을 것이다.  국민에게 입법권을 부여받은 국회가 국회법에 의해 입법 기능이 마비된다면 분명히 잘못된 일이다.

헌법이 정한 다수결의 원칙에 대해 신속, 명확하게 판단함으로써 향후 발생할 우려가 있는 혼란을 해소해야 한다.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지난 8월 11일 서울고법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선동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1심대로 유죄로 인정했고, 내란음모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원심 징역 12년, 자격정지 10년보다 낮은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현재 헌법재판소는 그간 미뤄뒀던 RO관련 사건기록에 대한 증거조사를 진행중으로 곧 변론이 종결될 것으로 보이는데,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사건은 언제쯤 최종 결정되나.

내란음모 부분의 무죄를 두고 보수진영은 증거가 부족할 뿐 피고인의 행위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반면, 진보측은 실질적 위험성이 없기에 무죄라고 보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헌법과 정당법 규정에 따라 국가의 보호와 국민 혈세로 운영에 필요한 자금 보조를 받는 정당에서 헌법 질서를 근본적으로 해할 우려가 있는 강연회를 개최했다는 것은 반국가적 행위”라고 밝혔고, “공적인 정당 모임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한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해, 5월 비밀회합이 정당 차원의 행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5.12 비밀회합을 두고, 내란음모 재판에서 이석기 의원 변호인은 통합진보당의 정세강연회였다고 주장한 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의 통진당 대리인은 통합진보당의 활동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석기 의원이 보유하다 검찰에 압수된 ‘진보적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라는 문건은 1심에서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부합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으로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난 이적 표현물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고 했고, 이어 항소심 법원 역시 이적성을 인정했다.

헌법 8조는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 해산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에서 인정한 내란음모, 2심에서 내란선동이 실행된 5월 회합이 통합진보당 활동으로 밝혀졌고, 이석기 의원 보유한 문건의 이적성이 재확인된 만큼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 근거는 충분하다고 본다.

통진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 건은 헌법과 원칙에 따른 신속한 결정으로 더 이상의 사회적 정쟁을 막고, 헌법적 가치와 국가법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본다.

이규웅 기자  aa5767@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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