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밭을 볼 때마다 한숨만 나와 차라리 아무나 와서 전부 뽑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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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하남지역 농가의 주 채소인 상추가 날씨가 좋아 생산량이 늘었지만 수요 감소가 겹쳐 생산농가가 '울며 겨자  먹기'로 봄상추를 출하하고 있다.

12일 하남지역 농가에 따르면 춘궁동을 비롯, 천현, 초이동 지역의 경우 지난 2월초부터 봄상추를 출하하고 있지만 생산량에 못미치는 수요로 수확의 기쁨보다 망연자실한 표정이 앞서고 있다.

적상추의 경우 지난 2월 상순경 파종 당시 포전거래 가격은 가락동 경매시장에서 1상자당 평균 7000~9000원에 낙찰됐지만 현재는 3000원선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거래가는 지난해 1상자당 4000원의 75% 수준으로 손익분기점에도 못 미치는 헐값에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지난 2012년 값이 폭락해 갈아엎었던 기억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농민들은 출하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 일부 농민들은 계약출하를 포기하고 로터리 작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헐값에라도 처분하고 있다.

 종자, 비료, 농약 값 등이 일제히 오르며 농가 부담이 커졌다.

화학비료의 경우 원료인 나프타 수입가격이 인상된 데 이어 정부가 화학비료차손보존 지원을 감축함에 따라 지난해 12월초에 요소와 21세기 등 화학비료 가격이 1.2%에서 최고 100.5%까지 급등했다. 또 시설작목에 사용하고 있는 파이프와 농업용 필름도 지난해 말 7% 인상됐다.

인건비는 보통 남자 5만5000∼6만5000원, 여자 4만∼4만5000원 수준이었으나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1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랙터를 이용한 논밭 갈기(경운·정지)는 지난해 1필지(300평)당 2만5000∼3만원, 이앙기 모내기도 9만∼10만원에서 많게는 10% 이상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기름값 인상 등으로 영농철을 앞두고 농자재 가격 인상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농민 정모(55·하남시 춘궁동)씨는 "농자재값 인상과 배추값 폭락으로 가을배추에 이어 봄배추에서도 농민들이 생산비도 거두지 못했다"며 "내년부터는 상인들의 발걸음도 뚝 끊길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농가의 피해를 예방하고 농업 발전을 위해서는 농산물 생산구조와 가격동향을 미리 예측하고, 파종면적을 조정하는 시스템이 갖추져야 한다"며 "수확을 하더라도 품값조차 안 나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dish@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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