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지역에서 10여 년간 음악학원을 운영했던 김모(48)원장은 몇 년째 수강생이 감소한 탓에 최근 학원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학원을 처음 시작한 2007년에는 월 평균 30명의 학생들이 피아노, 바이올린 등의 악기를 배웠다.

하지만 3년 전부터 원생이 감소하더니 지난해 김 원장에게 피아노를 배운 학생은 고작 12명에 불과했다. 영어, 수학 등 교과는 기본이고 논술 공부를 한다며 학원을 그만두는 학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제 한파가 블루오션으로 불리던 하남지역 학원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경기악화의 지속으로 자녀 교육비 지출이 줄어들면서 수강생이 급감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던 피아노, 미술학원의 폐업이 속출하는 등 학원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하남지역 학원가에 따르면 최근 수강생이 급감해 경영난에 허덕이는 학원은 늘고 있는 반면 취업난으로 인해 학원 강사로 등록하는 미취업자들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학원 문을 닫고 업종변경을 고민하는 학원이 속출하고 있고 일할 곳을 잃은 학원 강사들은 거리로 내몰려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폐업신고를 한 일부 학원의 경우 아파트나 주택 등에 불법 과외 방을 차리는 경우도 상당수에 달해 교육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를 중시하는 교육 풍토가 일반화 되면서 예·체능 과목이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술학원 강사 이모(35) 씨는 “놀이와 지능발달을 위해 미술 학원을 등록한 유아들이 대부분”이라며 “초등학교 3학년만 되면 학교 공부하느라 시간이 없어 미술학원을 그만 둔다”고 말했다.

또  "창의력 및 인성 발달을 위해 예·체능 계열 학원을 찾는 대신 입시 위주 학원을 선택하는 것 같다”며 "다양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숨어있는 재능을 발굴하는 것도 입시 교육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dish@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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