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흔다섯 살인 직장인 정 모 씨. 그는 현재 하남시 덕풍3동 풍산지구의 고급 브랜드 연립주택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요즘 틈만 나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하는 미사강변도시 단독주택용지 공급 공고를 유심히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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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부(富)의 상징으로 인식되던 고급 주택의 아이콘이 변화하고 있다. 당첨과 동시에 몇천에서 수억원씩 올라 부의 상징으로 여겼던 아파트가 최근 속절없이 하락하면서 그 자리를 단독주택이 대신하고 있다.

아파트에 가려 한때 찬밥 취급을 받던 단독주택은 주변 환경에 따라 2~3년 전부터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는 추세다.

특히 전세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이라면 떨어지는 집값 탓에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지만, 이는 정확히 말해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에게 국한되는 얘기라는 게 정설이다.

최근 미사강변도시에서 분양하는 단독주택 용지의 경우 경쟁률이 2~3대 1로  단독주택 시장은 귀하신 몸으로 바뀌고 있다. 

전세 붐과 함께 많게는 1~2억 정도 가격이 떨어져 곳곳에 매물이 널린 아파트와 달리 하남지역의 단독주택은 사고 싶어도 쉽게 살 수 없는 귀한 몸이 돼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아파트의 재평가' 또는 '단독주택의 재발견"이라고 진단한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단독주택은 국내 주택의 9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현재 40대 초반에서 50대 연령대의 대다수는 어린 시절 작은 마당을 가진 단독주택에서 살아본 경험과 향수를 가지고 있다. 이후 아파트가 중산층의 주요 자산증식 수단으로 급부상하면서 선호도가 급격히 바뀌었다.

지역 부동산 업계의 관계자는 "삶의 질이 높아지고 주거환경이 중요시되면서 아파트 대신에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게 사실"이라며 "시간 여유가 많아진 은퇴자들이 거주 편의성보다는 주거 쾌적성에 보다 높은 점수를 주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주택경기 침체로 아파트의 투자가치가 떨어진 점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으며, 정부가 전세난에 따라 단독주택 공급을 늘리고자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은 점도 고액 자산가들의 틈새 임대상품으로의 선호도를 높였다."면서 "다만, 최근 단독주택 공급이 크게 느는 점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하향 안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실거주가 아닌 투자가치 측면에서의 접근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dish@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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