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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불황에 거리 노숙자 '급증'공원·산책로서 새벽까지 음주… 대책마련 시급

28일 덕풍천 산책로에서 만난 이모(58)씨는 2년 전만 해도 중소기업 관리자였다. 하지만 이씨가 있던 회사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운영이 어려워졌고 태국 등에서 들여오던 원자재값 마저 인상되면서 큰 폭의 적자를 면치 못해 결국 지난 2011년 5월에 문을 닫았다.

이씨는 차마 가족에게 회사가 부도났다고 말을 하지 못하고 3개월간 회사에 출근한다며 PC방을 찾거나 거리를 배회하며 등에서 시간을 보내다 지난해 11월말께부터 아예 집에서 나와 하남시청 인근에서 노숙생활을 하고 있다.

이 씨는 자신 말고도 "하남시청 주변과 덕풍동 산책로 등에서 같은 노숙자 5~6명이 함께 어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숙인 김 모(61)씨는 벌써 반년 이상 덕풍천 다리 밑에 자리를 잡고 생활하고 있다. 그는 건설현장 현장에서 일하던 일용직 노동자였지만 다리를 다친 후 휴유증으로 요즘은 현장 일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매일 새벽 6시께 동부주유소 인근의 직업소개소를 찾아가지만 허리도 다치고 나이가 들어 늘 그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젊은 사람들과의 일자리 경쟁에서 밀려난다.

김씨는 "나이 들고 몸이 불편하니 일자리 하나 얻어내기 힘들다"며 "새벽 5시에 나가도 하루 일당 7만 원짜리 일자리를 차지하려 젊은 사람들과 몸싸움을 할 때도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 씨는 요즘도 그렇게 일자리를 얻지 못해 주위의 노숙자들과 어울리며 깡소주로 하루를 보낸다.

최근 장기 불황으로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거리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거리 노숙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행정당국은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9일 주민들에 따르면 노숙자들은 여름에는 산책로 주변에만 모여있다가 날씨가 선선해짐에 따라 시내 공원 등지로 흩어져 노숙을 하고 있어 이들의 모습이 쉽게 목격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집중적으로 내린 국지성 호우와 폭염을 피해 일부는 시청 광장, 산책로 등에서 새벽까지 배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따른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이처럼 거리노숙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보호시설이나 제반 지원이 미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하남시청 주변의 경우 해가 지는 오후 6시 이후 3~4명의 노숙자들이 새벽까지 술을 마시며 그들끼리 시비가 붙어 싸우거나 산책객들을 희롱하는 일이 빈번해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주민 박모(46·하남시 신장동)씨는 "노숙자 행세를 한 사람이 돈을 달라며 계속 따라다녀 몹시 불쾌했다"며 "돈을 주지 않거나 대꾸를 하면 욕을 하고 시비를 걸어와 너무 무서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재연 기자  dish@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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