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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잘 팔리던 천원김밥까지 폐업한 사연불황으로 소비심리 위축…재료값 못 견뎌 결국 폐업

"어떻게든 버텨 보려 했는데 현실적인 조건이 따라 주지 못하더군요. 재료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다 보니 천원에 팔던 김밥을 잠시 동안 1500원으로 올리기 무섭게 손님이 절반으로 줄면서 매출이 급감하는데 24시간 김밥을 팔고도 나중에 보면 주머니에 남는 돈이 없더라고요."

   
▲ ⓒ 교차로저널
30대 초반에 결혼해 15여 년 동안 자녀 둘을 키우며 전업주부로 지내던 김모(51·하남시 신장동)씨는 지난 2005년 남편이의 명예퇴직으로 천원 김밥 집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고기집을 시작할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김밥 하나는 맛있게 만든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 당시 유행하던 전문적으로 1000원짜리 김밥 하나만을 시작했는데 단골손님도 늘고 단체 주문도 많아져 아이들 공부시키는 데 이상이 없었지요."

그녀는 하남시 덕풍동에 26.4464m²(8평) 남짓한 점포를 운영, 직원 2명과 함께 '사장님' 소리를 들으며 "하루 1000원 김밥만 3000줄씩 팔던 때도 있었다"면서 "당시 김밥을 사기 위해 가게 앞으로 죽 늘어선 손님들을 볼 때 얼마나 흐뭇했는지 모른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도 얼마 전 가게 문을 닫았다. 

재료값이 상승하면서 지난 5월 김밥 값을 1500원으로 인상하기도 했지만 손님이 떨어지자 '경기침체 이벤트'를 명분으로 김밥 값을 다시 1000원으로 내려 끊어진 손님을 잡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역경제가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먹는장사는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말이 옛말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 것.

인건비와 식자재 값은 오르고, 신용카드의 일반화로 매출이 투명화 되면서 세금 폭탄을 맞는 등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식자재 값이 하루아침에 2배 이상 올라도 음식 값은 손쉽게 올릴 수 없어 손해를 보고 영업을 해왔지만 점점 떨어지는 손님으로 더 이상 현상 유지가 불가능해졌다.

하남지역 식자재 업계에 따르면 김밥에 들어가는 김(100장)은 지난해 연말 3000원 하던 것이 400원으로 27% 올랐고 20㎏ 쌀 1포대도 3만9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올랐다.

또 한판(30알)에 3500원 하던 계란은 4200원으로 20% 올라 지단을 붙이기가 무섭고 주재료인 단무지도 3㎏ 한 상자에 2300원에서 2900원으로 상승했다.

최근 들어 밀가루, 식용유, 채소류 등 식자재비가 2배 이상 인상됐고, 특색 있는 음식이 없는 하남지역 특성상 저렴한 저가 정책으로 음식 가격마저 전국 최저 수준이다.

하남지역 음식업 업계 관계자들은 폐업이 두드러지는 원인을 놓고 인건비·식자재비 인상과 함께 세금인상 등 3중고의 악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다른 원인으로 창업자들이 영업에 앞서 사전 정보를 얻고 창업을 도와주는 전문 기관이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억제책이 하남지역까지 이어지면서 부동산시장마저 꽁꽁 얼어붙어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바닥 그 자체다.

이에 따라 하남지역 음식점들은 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비스를 강화하고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소비심리가 워낙 얼어붙어 매출 증대에는 별 도움이 안된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덕풍동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43)씨는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어렵다 보니 지역경제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며 "갈수록 매출이 떨어지자 일부는 임대료도 내지 못해 아예 문을 닫고 노점상으로 나서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음식점 업계 관계자는 "음식점 창업자들이 사전 정보나 준비 없이 개인의 신념만으로 개업했다가 문을 닫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창업 준비에 앞서 철저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dish@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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