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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서민들 전세 품귀현상에 발동동"부동산 침체탓 … 중개업소 대기자만 수십 명

"하남엔 전세가 없는데, 구하지 못하면 미련 없이 다른 지역으로 떠날 수밖에 없죠."

   
▲ ⓒ 교차로저널
"전세 구하기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 인구가 밀집돼 있는 서울이나 수도권 사정이 아니다. 하남 지역에서도 서민들이 전세를 얻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전세주택 마련이 급한 하남지역 주택수요자들이 전세품귀현상에 밀려 하남을 떠나고 있다. 특히 예비신혼부부나 서민들은 자금여력이 여의치 않아 비싼 돈을 주고 전세를 얻기란 엄두조차 내지 못해 걱정이 태산이다.

최근 하남지역이 1·3·4차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되면서 부동산중개사무소의 경우 하루에도 수십 명씩 전세를 찾는 방문자가 꼬리를 물고 있지만 전세 물건이 없어 헛 걸음치기 일쑤다.

이들이 갈 곳은 하남과 근거리에 있는 남양주시를 비롯해 구리, 광주시 등이다. 이들 지역은 최근 개발붐이 일어나면서 전세 물량이 남아돌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인근 광주시의 경우 하남에서 20~30분 거리에 있기 때문에 통근하는데 별문제가 없어 자금여력이 없는 서민이나 예비신혼부부에게는 안성맞춤이다. 하남시와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남양주시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게 전세수요자들의 얘기다.
 
18일 하남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결혼시즌과 이사철을 맞고 있지만 하남지역에선 전세 값이 폭등한데다 물량마저 소진돼 전세 품귀현상이 극에 달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하남시 10개동을 통틀어 전 세집을 찾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게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서울에 살다가 하남시 풍산지구 지식산업센터로 직장을 옮긴 최 모(32)씨는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바쁘게 찾아다녔지만 물건 찾기가 어려워 중개사무t소 전세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놨다.

최 씨는 "거리가 멀어 서울시 영등포에서 출·퇴근 할 수는 없고 어떻게든 찾아봐야 하는데 고민이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결혼을 앞둔 신모(32·하남시 신장동)씨는 "전세를 구하지 못해 결혼 날짜도 아직 정하지 못했다"며 "전세 구하기가 힘들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힘들 줄은 몰랐다"고 하소연을 했다.

그는 "창우동에 있는 모 공인중개사무소에서 연락이 와 20일 아파트 구경을 할 예정"이라며 "회사에서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지원해 주고 있는데 이렇게까지 집을 구하기 어려울 줄 몰랐지만 오랜만에 소개받은 아파트라 웬만하면 들어가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 ⓒ 교차로저널
"5,000만원 올려 달라는데 막막하네요"
집주인 무리한 인상요구에 울며 겨자 먹기로 재계약

전세 계약 만기를 앞둔 세입자들 역시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다. 전세 품귀현상이 일어나면서 집주인이 터무니없이 전세 값을 올려 달하라고 요구할 게 불 보듯 뻔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집주인이 무리하게 요구하면 하남을 떠날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남시 덕풍1동 A아파트에 살고 있는 한모(34)씨는 집주인의 전세가 인상에 하루 종일 울상이다.

84㎡아파트를 2년 전 1억 5,000만원에 전세계약하고 살고 있는데 계약만기날짜가 다가오자 집주인이 5,000만원의 인상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씨는 당연히 전세가 인상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집주인은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을 요구했다. 막상 봉급쟁이로 생활하는 한씨가 수중에 현금 5,000만원을 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세입자들이 전세 계약을 갱신할 때 최고 수천만 원에 달하는 집주인들의 무리한 전세가 인상요구에 시달리고 있는 있기 때문이다.

임대차 보호법에 따라서 전세가는 1년 단위로 5% 인상을 요구할 수 있지만 실제 지켜지는 경우는 찾기가 쉽지 않다.

하남시 덕풍1동 조모(35)씨도 아파트 79㎡형을 당초 1억 2,000만원에서 집주인의 3,000만원 인상에 혀를 내둘렀지만 세입자 입장에서 어디에다 하소연할 때도 찾기가 쉽지 않다.

하남지역 전세 값이 상승하는 이유는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공급물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창우동 B아파트에 거주하는 세입자 이씨는 "연봉이 2900만원인데 아무리 줄여도 답이 나오지 않아 대출을 알아봤다"며 "세입자들의 고충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하는 집주인들의 무리한 요구에 화가 치밀어 올라 집주인 얼굴을 보기도 싫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남지역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신규 입주 물량이 줄어 세입자들이 느끼는 전세난은 앞으로 더할 것"이라며 "당분간 지역의 전세난과 전세금 상승은 지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dish@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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