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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하남 금연구역 "있으나마나"단속인력 태부족… 흡연 공무원 콧방귀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

   
▲ ⓒ 교차로저널
하남시청 직원들은 유명 코메디언으로 폐암으로 숨진 이주일 씨가 금연 캠페인을 위한 공익광고에서 했던 말을 떠올리며 씁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개정 공포된 '하남시 간접흡연 피해 방지 조례'가 계도기간을 거쳐 내달 지난달 1일부터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이젠 정말 끊어야 될 것 같다"며 삼삼오오 모여 자조적인 말을 되뇌었다.

하남시청을 비롯, 공원, 버스정류장 등 곳곳에는 '금연구역'이라는 경고문이 나붙었고 이 같은 모습은 의회, 동사무소, 문화재단 등 여러 기관 모두 마찬가지였다.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른 '하남시 간접흡연 피해 방지 조례'가 시행된 지 40여일이 지난 10일 오후 하남시청 건물 내에는 참을 만큼 참았다는 듯 한 공무원이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물었다.

종합민원실에서 나온 민원인도 "금연구역인데 담배 피워도 되느냐"고 불필요한 동의를 구하며 주의의 눈치를 살핀 뒤 흡연 대열에 동참했다.

이날 하남시청 '청사' 곳곳에서는 흡연자들의 속 타는 사연이 담긴 '담배 한 개비' 가 온 종일 근심스런 연기를 뿜어냈다.

일부 공무원들은  건물 전체를 '원천 봉쇄'하는 통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뿐더러 전에 없는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금연자 보호도 중요하지만 흡연권 보장도 무시 받을 권리는 아니라는 것이 흡연자들의 항변이었다. 흡연권 규제는 헌법이 보장한 행복추구권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시적인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후속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무엇보다 단속인력을 투입해 제도적인 실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무조건 단속하기 보다는 길거리 금연 구역 내 흡연시설을 일부 설치해 신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더욱이 단속업무도 이원화돼 있어 금지구역에 담배를 피운 사람에게 ‘범칙금’을 부과할 책임은 보건소가 아니라 경찰에 있어 상황에 맞는 신속한 단속이 쉽지 않다는 게 보건소의 입장이다.

보건소 한 관계자는 "단속해야 할 장소와 업소가 수천 개에 이르고 있어 어렵게 단속을 펼치고 있다"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단속건수가 미비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dish@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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