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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권 수십장 쥐고 대박을 꿈꾸지만[르포] 한방을 좇는 사람들

지난 13일 오후 3시 10분 하남시 미사리경정장.

   
▲ ⓒ 교차로저널
경정이 열리는 날이면 하남시 미사동의 경정장에는 경주권을 손에 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건물  가득 메운 이용객들이 앞좌석은 물론 계단까지 몰려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층의 모여들었다.

미사리경정장의 최대 수용 인원은 1·2층을 합쳐 약 6000명. 하지만 20대 청년부터 60대 증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들은 앞좌석은 물론 계단, 비상구까지 발 디딜 틈도 없이 자리 잡은 사람들은 어림잡아도 4000여명은 넘어보였다.

경주의 시작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자 이용객들은 경주권을 사기 위해 투표소 창구로 몰려들며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2층 출입구 주변에서 지켜본 결과, 마사회가 정한 구매한도인 1회 10만원씩 구매하는 이는 많지 않아 보였다.

일부 꾼들은 발매소 창구를 옮겨 다니며 수십 장에 달하는 경주권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만난 함모(65)씨는 창구를 옮겨 다니며 경주권을 사다보면 한 경주당 최고 1000만원까지도 얼마든지 구매가 가능해 전 재산을 탕진하는 건 일도 아니다"며 “

로또와 다르게 파도를 넘어 질주하는 모터보트의 굉음을 듣다 보면 희열을 느껴 재미에서 헤어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 ⓒ 교차로저널
"대박 좇으려다 하루일당 다날려"
10만원 상한선 '유명무실'

경주가 시작되자 사람들의 시선은 선수들에게 집중됐고, 여기저기서 자신이 베팅한 선수들의 이름을 외치고 1분 정도 지나 승패가 갈리고 곳곳에서 기쁨과 아쉬움이 뒤섞인 탄성이 이어졌다.

왼손에 경주권을, 오른손에는 경정예상지를 들고 선수들을 주시하는 그들의 눈빛은 중독자의 눈빛이었다. 3분여만에 끝난 레이스에 돈을 잃은 사람들의 욕설과 폭언도 쏟아졌다.

게임에 실패한 이용객들은 머리를 쥐어 잡고 후회하고 있었고 일부 사람들은 입에 담지 못할 욕울 퍼부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자리를 뜨지 못했다.

어떤 이는 손에 쥔 경주권을 찢어 허공에 뿌리고 예상지를 통해 다음 경주 모터보트와 선수들의 기록을 훑더니 재차 경주권 발매창구로 향했다.

일부는 금연구역이지만 게임에 실패한 이용객들은 답답한 듯 연신 자리에서 줄담배를 피워댔다.

이날 10경주에서 우승한 3번 권현기와 6번 김희용의 배당률은 쌍승 57.3, 복승 44.3, 삼복승 10.6배에 달할 정도였다.

   
▲ ⓒ 교차로저널
건설현장에서 일용직 일을 한다는 한모씨(42)는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요즈음 일감이 거의 없어 매주 수·목요일만 되면 이곳을 찿고 있다"며 "한번 제대로 걸려 대박을 터트리길 바라고 베팅을 하고 있지만 10경주까지 120만원을 잃었다"고 한숨을 내 쉬었다.

금년에 대학을 졸업했다는 신모씨(28)는 "취업이 안 돼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200여곳에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결과는 지방대 출신이라 안 된다는 것 이었다"며 "선배의 소개로 경정을 시작했지만 돈을 따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법은 경륜 및 경정의 공정한 시행과 원활한 보급을 통하여 국민의 여가선용과 청소년의 건전육성 및 국민체육의 진흥을 도모하고, 지방재정확충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며, 자전거 및 모터보트 경기수준의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경정 경륜법의 시행목적 보다는 도박장이란 표현이 더 잘 어울려 보였다.

경기침체가 이어질수록 오히려 사행산업은 번창하기 마련이다. 돈에 쫓기다 보면 대박이란 유혹에 쉽게 빠져드는 이유다.

미사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장모(50)씨는 "매주 수·목요일이면 경정장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며 "이들의 대부분은 돈을 탕진하고 이곳에서 술을 먹고 돌아가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오후 6시께 폐장방송이 나오자 경정장 곳곳에선 "오늘 하루만에 500만원을 수천만 원을 잃었다"며 "다음 주에 다시 찾아와 반드시 본전을 찿겠다"는 탄식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재연 기자  dish@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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