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오후 하남시 풍산지구의 한 대형마트 앞.

이곳에는 3~4명의 총선후보자와 운동원들이 대형 마트 앞에서 서성이고 있다.

▲ ⓒ 교차로저널

자신을 알리려는 후보자들과 정치적인 문제와 영업상 방해 이유를 들어 이를 거부하는 대형마트 직원과 밀고 당기기가 오가는 것.

경선을 통해 각 당 후보자들의 윤곽이 들어나면서 본격 레이스에 돌입한 가운데 주말이면 유권자들이 모이는 ‘표밭’ 대형마트를 놓고 지역 후보자들과의 신경전이 치열하지만 정문 앞을 지나치지 않는 자가용 고객들은 후보자들에게는 악수한번 요청할 수 없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총선 후보자들의 경우 다중이 모이는 공공시설이라면 관공서, 병원, 도서관, 연구소 등을 제외한 모든 곳을 찾아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에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다중이 많이 모이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공직 선거법이 먹히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대형마트.

후보자들이 방문하지 못할 곳은 없지만 대형마트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후보자들의 경우 일평균 3만여명의 유권자 들이 오가는 마트는 그야말로 구미 당기는 '표밭'으로 하남지역에는 4개가 영업중이다.

이에 따라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고, 영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매장 내 홍보를 금지하고 있다.

일부 마트의 경우 입구나 주차장 등 제한적으로 선거운동을 허용하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대형마트들이 선거운동을 금지시키고 있어 지역 후보자들과의 신경전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후보자들의 경우 손님을 가장해 마트에 들어가는가 하면, 주차장 입구 등에서 홍보하기 등 마트의 집객 효과를 보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 80조에는 대형마트에 대한 금지 규정이 없어 엄밀히 따지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장소지만 일부 마트의 경우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고, 영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매장안에서 유권자들과의 접촉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한 운동원은 "마트에 들어갔다가 쫒겨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초기에는 운동을 일부 허용했지만, 본격 총선레이스에 들어가면서 매장안 출입을 금지시켜 속상하다"고 말했다.

A마트 관계자는 "특정 후보가 마트 내에서 홍보를 할 경우 마트 이미지가 그 정치인과 연계될 수 있는 우려가 있어 되도록이면 매장 내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며 "정치적인 이유와 고객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어 딜레마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엇이 옳은지 모르겠다. 많은 후보자들이 매장을 돌아다니면 고객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매장 내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허가 한다는 본사 측의 지침이 없기 때문에 고객들의 쇼핑 편의를 생각해 후보자들을 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dish@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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