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편에서 기준을 정해야 할 하남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이렇게 농민의 편에 서지 않고, 이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합니다. 국민의 편에 서지 않는 지자체와 공기업이  왜 필요합니까."

▲ ⓒ 교차로저널

정부가 농지를 수용하면서 농사를 짓지 못하는 사람에게 영농손실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자신의 받은 보상금에 그런 항목이 빠져 있었기 때문.

현행 토지보상법에 따르면 수용되는 땅에서 직접 농사를 짓는 농민에게는 2년치 농산물 매출액을 영농보상금으로 주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이씨는 "하남시청과 LH가 농업보상손실금에 대한 민원을 묵살해 한푼도 받지 못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유는  토지 보상금을 받은 농민들은  영농손실보상금 수령대상이 아니어서 지급할 수 없다는 것..

이씨가 크게 반발하자 LH는 "그린벨트 지정 이전인 1972년 이전부터 농사를 지었다는 확인서만 받아오면 보상금을 지급해 줄 수 있다"는 말에 하남시를 찿았지만 담당자는 "농민의 입장은 충분이 알고 있다. 하지만 보상을 받았을 경우 제외된다는 지침이 있기 때문에 당신에게는 돌아가는 혜택은 전혀 없을 것이다"는 답변뿐이었다.

이씨는 지역 농협에서 발행하는 '최근 2년간 농산물 출하확인서와 전표별 거래자별 매출내역, 농지로 표기된 항공사진, 시청의 발효퇴비 지원 사실을 근거로 경작사실 확인서를 발급해 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시청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하지만 전국 농촌이 있는 지역의 지자체들은 영농손실보상금을 적극적으로 챙겨주고 있어 하남시의 사정과 대조를 이룬다.

영농손실금은 택지개발 등 공공사업을 위해 농지가 편입될 경우 영농손실을 정부 또는 지자체가 보장해 주는 제도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48조’ 및 국토해양부 고시 ‘농작물실제소득인정기준’에 근거하고 있다.

또 임대농이 영농손실보상금을 받기 위해서는 지주로부터 확인도장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지주가 임대농에 대가를 요구하는 사례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당시에 사실을 알았더라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습니다. 내용도 잘 모르고 하남시와 LH를 믿었죠. 하지만, 나중에 법규에 지급하기로 돼 있는 영농손실 보상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토지보상금 수령은 6월에 했는데 공문은 8월에 내려왔으니 어떻게 알겠어요."

이씨의 바람은 소박하다. 법에 명시된 2년치 영농손실보상비를 받는 것이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이씨는 "정부의 정책이  보금자리사업에 우리 토지가 편입됐지만 500여년동안 조상대대로 농사를 짓던 농민에게 토지 보상을 받았다는 이유로 영농손실보상비도 못 받게 하는 터에, 보상금액 마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이래저래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일자리를 만든다는 정부가 농사 이외에 다른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농민의 농토를 수용하면서 한푼의 농업손실보상금도 주지 않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이냐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dish@kocus.com

<저작권자 © 교차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