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나온 구인 광고를 보고 이력서만 30번을 넘게 냈지만 서류심사에 조차 통과되지 못하네요. 집에 있는 것이 바늘방석 같아서 시립도서관에 매일 오지만 딱히 할 공부도 없고, 그냥 취업광고가 게재된 신문을 보거나 인터넷만 하다가 오후 9시경 다시 집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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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이 가중되면서 3학년 때부터 지방직 9급 공무원 공채시험을 준비해온 강씨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밤을 세워가며 공부했지만 5년째 낙방하면서 공직자의 길을 포기하고 일반 중소기업이라도 들어가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진로를 변경했다.

그러나 금융쇼크에서 시작된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대기업을 비롯 지역 중소기업들마저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지방대 출신 청년들을 흡수할 수 있는 일자리 찾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 됐다.

6일 본보 취재팀이 하남지역 하남시립도서관과 나룰 도서관을 직접 방문 취재한 결과 지역의 청년 실업난은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로 벌어지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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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하남시립도서관에서 만난 이 모(남·28) 씨도 "지난 2009년에 졸업하면서 토익은 910점, 학점은 3.85 정도로 맞췄다. 미국으로 어학연수도 다녀왔고, 국사 1급자

격증도 있지만 지방대 학생들의 경우 서류심사 조차도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내일도 2개의 중소기업에서 면접을 보라는 연락이 왔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며 열람실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학생들의 경우 취업 상황은 더 심각하다.

5년간 다니던 외국계 보험회사를 그만 두고 현재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 모(여·30) 씨는 다시 제2의 인생을 모색하고 있는 케이스다.

신 씨는 "1년 전부터 외국계 보험회사에서 보험영업을 했지만 최근 모 기업의 부도설로 영업이 거의 불가능해지면서 평소 꿈이었던 행정고시에 도전하려고 시험준비에 나섰다"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한 대학가에서 만난 한 모(24·여) 씨는 "워낙 취업이 어려워 대기업을 포기하고 중소기업을 노크하려 하지만 4년제 대학을 나와 생산직 여사원으로 원서를 내도 써주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방대 학생들이 대기업에 취업은커녕 콜센터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자들보다 취업문이 적은 여학생들이 어떤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지 정치인들에게 물어보고 싶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 관계자는 "취업자들의 기대심리와 기업 채용담당자들의 눈높이가 서로 맞지 않기 때문에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시장은 더 경직돼 있다"며 "취업난 속에 학생들이 상당수 늘어난 것도 취업률을 하락시키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dish@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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