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7시, 하남시청 인근 상업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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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각, 신장사거리 주변의 각 업소들도 이에 뒤질세라 건물 전체에 네온사인 조명을 밝히면서 이른 아침까지 영업을 벌이면서 에너지 낭비의 극치를 달리고 있었다.

최근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손님이 뚝 떨어졌지만 각 업소들은 옆집에서 간판을 켜고 장사를 하니 나도 한다는 식이다.

노래방 주인 한모(45)씨는 "밤 11시 이후 네온사인을 끄라는 것은 장사를 하지 말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라며 "에너지 절약도 좋지만 경쟁업소가 버젓이 네온사인을 켜 두는데 나만 끌 수는 없지 않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부가 유가 폭등과 이상기온으로 에너지 절약 비상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나 하남지역 일부 찜질방의 경우 한밤에도 불야성을 이루며 방만한 에너지 소비습관을 계속하고 있다.

작게는 수백여평에서 크게는 수천평 규모를 자랑하는 이들 찜질방은 탕 내부에 있는 샤워기마다 손님이 없는데도 수십개의 형광등과 백열등을 밤새 켜 놓고 있었다.

일부 찜질방은 24시간 심야영업으로 에너지 절약 운동을 무색케 하고 있으나 대중목욕탕과는 달리 자유업으로 분류돼 행정의 손길이 닿지 않고 있다.

문제는 정부에서 아무리 에너지 절약을 외쳐도 자발적인 동참이 없는 무풍지대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웣 초 발생한 정전 사고가 자칫 온나라를 올스톱시키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닫지는 않았지만 최근 전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정전'의 위기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

찜질방 주인 한모(50)씨는 "에너지 절약 운동이 벌어지는지 몰랐다"며 "조명사용의 자제는 할 수 있지만 찜질방 특성상 심야영업 중단 조치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최모(63·하남시 신장동)씨는 "틀에 박힌 구호성 처방보다 에너지 절약정신을 생활 속에 뿌리 내리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며,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업체에 대한 특별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dish@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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