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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서울 교육감이 구속 수감되면서 언어란 참으로 마술이라는 느낌을 주고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선의의 2억 원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단 2백만 원 때문에 신용카드가 부도나고 생활이 엉망 되기도 한다. 그런데 곽 교육감은 구속영장 발부 직후 서울 검찰 청사를 떠나 구치소로 향하는 중 심경을 묻는 기자 질문에 "실망스럽다. 하지만 시련이 닥친다고 해서 진실이 변하지는 않는다"며 "제 자신을 돌아보고 단련시키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중앙뉴스 2011/09/10 12:45). 시련이 닥친다고 진실이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언어가 정말 마술과 같지 않은가?

우리를 또 헛갈리게 하는 말이 있다. 포퓰리즘(Populism)이 그것이다. 어떤 때는 포퓰라(Polular)라는 말이 <인기있는>이라고 번역되기도 하므로 인기영합주의처럼 보이기도 한다. 즉 대중이 원하는 것, 예를 들면 무상급식 같은 것이 포퓰리즘이라고 어느 정치인이 말하는 것을 보았다.

여하튼 포퓰리즘이라는 단어는 사실 진보라는 사람들의 전용물처럼 사용되기도 하는데, 매우 인기 있는 단어(?)라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진보는 사실 한 단계 앞서는 사고를 가진 사람처럼 보이고 수구와 보수는 자신의 생각에 안주해 기득권을 누리는 사람으로 각인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원을 보면 포퓰라 파티(Popular Party)는 미국에서 1890년대에 노동자와 농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기위해 활동한 정당이었고, 통화정책과 금은화의 자유주조, 철도의 공사화, 점증하는 연방세 감세 등이 주제였으며 인민당(People's Party)이라고 불리기도 하였는데, 이들의 주장이 Populism이었다. (American Heritage Dictionary 4th ed.) 그리고 러시아의 1917년 혁명 이전의 공산주의를 말하기도 하였다. (어문각 영한사전) 아무튼 Populism 이란 특권층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권리와 힘을 지지하는 정치 철학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철학에 근거한 정치적 운동의 뜻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주의할 점은 포률라라는 말이 인기가 있다는 뜻도 있지만, 우리가 흔히 모르는 뜻이 <인민의people>라는 어원이 있다는 것이다. 인구라고 할 때 Population이라는 영단어를 쓰는 것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포퓰리스트(Populist)라고 한다면, 인민의 권리와 힘을 지지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과연 Popular 하다가 인기 있다는 말일까? 아니면 인민을 향한 정신이라는 뜻일까 하는 것이다. 정치학자가 아닌 경영학자로서 불확실한 추정이기도 하지만, Populism 이란 결국 한 정치적 이념(political philosophy)인데, 어원적으로 인민(people)을 기초로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인민의 대변자임을 자처하는 여론몰이는 사람들을 적과 우리라는 이분법적 시각으로 갈라놓고, 이것을 기반으로 권력을 작용시킨다.

이러한 정책 중에 대표적인 것이 평준화 교육정책, 부자들을 적대시하는 부동산 정책 등이며, 이분법적인 사고의 바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어느 덧 무상급식으로 포장되고, 인기영합주의로 착각하여 우리에게 매우 좋은 언어로 마술을 걸고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에서 진정한 다수란 인기가 아니라 공중(Public)의 이익이다. 공중은 인민(People)과는 달리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 능력을 가져야 하며, 언어의 마술에 걸리지 말아야 한다. 포퓰리즘과 민주주의의 다른 점이 여기에 있다. 요즈음 급작스럽게 여론조사에서 누가 인기 있다는 다수의 의견이 단지 권력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될 것인지, 아니면 국가의 발전과 유지를 위한 여론으로 수렴될 것인지의 차이임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여론의 출렁임이 어쩌면 언어의 마술일 수도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세상을 보아야 할 것이다.

정기성 교수  kocus@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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