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광주지역 중·고교의 교복 공동구매 바람이 참여업체와 학생, 학부모들의 외면으로 시들해지는 등 고심에 빠졌다.

2일 경기도교육청과 광주하남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교복공동구매를 실시한 학교는 하남.광주 지역 15개 중·고등학교 중 5~6개에 불과했다.

이같은 현상은 수년 전부터 교복 공동구매제가 활기를 띠면서 기존 메이커 제조업체들이 가격거품을 뺀데다 업체들이 출혈경쟁으로 인한 수익저하를 이유로 참여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4대 교복업체로 지칭되는 소위 '브랜드 교복' 회사의 파상적인 로비가 공공연한 사실이다 보니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칭찬보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또 시내 교복 제조업체들도 1벌당 1만원 안팎의 마진을 정해 놓고 교복값을 책정, 입찰에 응했다가 예상 판매량의 절반 정도밖에 안되는 저조한 판매실적을 거두자 올해 교복 공동구매에 대거 불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김상곤 교육감이 취임 이후 교복공동구매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이를 학교평가에 반영하기로 선언, 올해는 교복공동구매를 검토 중이거나 실시하기로 한 곳이50%선을 넘어섰으며 그동안 보류 입장을 보이던 학교들도 대부분 부분적이나마 공동구매를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교복 브랜드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권은 줄어들지만, 가격이 20~30%가량 떨어지기 때문에 교복 공동구매가격은 평균 30만원 정도로 일반 4대 메이저급 평균 소비자 가격보다 20~30% 낮다.

반면 싼 값에 교복을 구매할 수 있는 학부모들은 대체적으로 찬성하는 분위기지만 복잡한 절차와 특정 업체와의 결탁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만큼 학교 측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학부모 조모(45 하남시 신장동)씨는 "교복 공동구매의 취지는 교복값을 낮추자는 것에만 있지 않고 학부모, 학생, 교사가 민주적 절차를 통해 학교 공동체를 강화하자는데 있다"며 "교육 주체들의 참여하에 투명하고 공정하게 교복을 공동구매할 수 있도록 교육청이 지도·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dish@kocus.com

<저작권자 © 교차로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