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급식에 희망을 싣고

6.2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교범 하남시장의 공약으로 내세웠던 무상급식 도입안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 시장은 경기도의원 전체 112개 지역구 가운데 63.4％인 71명이 당선돼 여당에서 야당으로 의석이 이동한 만큼 충분한 상황변화가 생겼다는 것.

<사진은 풍산지구에 건립된 하남농협 본점>

이를 위해 이 시장은 "하남지역 13개 초등학교, 8697명에 대한 무상급식 도입에 약 5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면서 "소요되는 예산은 경기도와 협조하여 도비 50%, 시비 50%로 시행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행사성 소모성 경비등을 최대한 절감하고 가용예산을 활용하여 반드시 시행해 나가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친환경농산물로 학교급식을 하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에는 교육당국은 물론 학부보, 시민에 이르기 까지 모두들 공감한다.

그러나 폭넓은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넘어야할 산이 적지 않아 친환경농산물을 이용한 학교급식은 걸음마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예산 비율을 교육청, 도청, 기초자치단체가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가져야 할 시기다.

무상급식과 관련, 친환경도 중요하지만 비단 이는 농민이나 소비자 등 누구 하나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인 사안으로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점과 대책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하남농협, 친환경 급식에 희망을 싣고
100% 친환경농산물로 농업소득 '돌파구'

덕풍동에 사는 주부 최은지(39)씨는 히님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의 단골 고객이다. 우연히 직거래 장터에서 접한 채소가 바로 농약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무공해 채소라는 라는 것을 알게 된 최씨.

"올해 부터는 하남지역에서 생산된 무공해 채소를 먹는데 우리 가족들이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니 그저 신기하더라고요. 남편과 아이들도 좋아하고 해서 이후론 쭉~ 단골이 되었답니다."

이처럼 지역에서 생산된 건강한 먹을거리를 소비하자는 '로컬푸드' 움직임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반가운 것은 하남지역의 친환경 농산물 단체인 '초록하남만들기'를 비롯. 관심을 갖고 있는 주민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는 점이다.

초록하남만들기이 이운범(48) 회장은 "로컬 푸드를 이용하는 것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순환 고리를 만드는 일"이라며 적극적인 소비를 권장했다. 이에다라 '초록하남만들기'는 친환경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활성화 시키고 회원 상호간 '장바구니' 사업도 벌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하남농협과 연계할 경우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으로 친환경 농산물의 유통단계를 축소하고 식재료 구입비용을 대폭 절약할 수 있다"며 "비용 절약과 함께 최상급 품질의 농산물을 제공받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학교급식법’에는 시·군·구가 신선하고 안전한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급식지원센터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예산 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그동안 센터를 설치해 운영한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친환경 무상급식이 그 취지를 살리면서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급식지원센터 설치는 필요조건이다.

현재 하남농협이 서둘러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유통센는 하남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을 학교급식에 유통하고 친환경 쌀을 수매해 판매하는 일이 주 업무다.

이를 통해 지역 아이들에게는 신선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지역 농가에게는 판로 확대를 꾀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겠다는 취지다.

반면 지역의 농업 여건상 정선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종류가 적고 계절적 한계가 있는 만큼 현실 여건을 감안해 점진적으로 로컬 푸드를 정착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하남농협의 전략이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중앙회에 친환경농업 특별기구를 두겠다"면서 "대전, 오창, 광주유통센터에는 친환경물류장, 하나로마트에는 친환경농산물 전문코너인‘아침마루관’을 설치하고 백화점과 할인점에도 전문매장 입점을 늘려나가겠다"고 본격 지원 계획을 밝혔다.

친환경 농산물, 학교 급식과 가정으로...
이교범 시장의 무상급식은 선택 아닌 필수

친환경 농업이 식품안전성에 대한 관심과 웰빙바람을 타고 농정의 새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농업계에 국내 농업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최후의 보루’라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이교범 하남시장은 이르면 오는 9월 1일 부터 하남지역 모든 초등학교 5~6 학년을 대상으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의무교육기간 동안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점심은 빈부 차별없이 이뤄지는 무상급식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며 "무상급식은 단순히 밥이 아닌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지방 정부가 이를 책임져야 하는 교육의무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친환경급식센터를 만들어 오는 9월 1일 부터는 5~6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2011년 초등학교, 2012년에는 중학생. 2014년까지 고등학생까지 점차적으로 확대해 실시할 계획"이라고 역설했다.

이 시장은 또 "교육경비에 대한 관련 조례에 의하면 전 전년도 지방세 결손액의 5%이내로 올해는 33억원이지만 이를 2011년 부터 매년 1.25%씩 4년간 증액하고 2014년 부터는 10% 이내로 반영하여 실시할 게획"이라며 우선 관할 교육청과 대응사업을 추진하고 어려울때는 도비지원 건의 밎 자체 시비를 확보하여 추진한다면 충분히 실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학부모에게 급식비 부담을 안기면서 무상교육을 운운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친환경 무상급식의 실현을 통해 어려운 가정경제에 작은 도움이라도 드려야 한다"고 전했다.

하남농협 홍기표 기획관리실장은 "올해만 343개 학교를 대상으로 친환경 학교급식을 하고 있는 순천농협처럼 계약재배를 추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품질관리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동두천 농협 '성공적 모델'
경기도와 농협도 팔당친환경농업 MOU 체결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말이 있죠. 식량 안보와 먹거리의 안전성이 우선되는 21세기, 이 구호를 그냥 옛날 어른들 말씀이 아닌 우리의 꿈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 첫 걸음은 우리 농산물로 만든 우리 먹거리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될 겁니다."

친환경 농산물 공급을 통한 학교급식 사업이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한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 잡으면서 새로운 농업의 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남 순천시 순천농협에서 설립한 농산물산지유통센터는 오전 6시부터 분주하게 시작된다.

이른 아침 학교에 친환경 식재료를 공급한 차량이 곧바로 친환경 농산물 생산 농가를 돌며 다음날 급식에 필요한 하루 약 5t의 농산물을 유통센터로 들여와 손질하고 분류하는 작업이 오후까지 매일 반복된다.

이곳 유통센터는 국제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을 획득하고 농약 잔류 속성 검사 시설을 갖추는 등 입고부터 규격검사, 세척 및 소독, 절단, 살균 및 소독, 탈수, 포장 등 식재료를 처리하는 전 과정에서 완벽한 위생안전을 실현하고 있다.

순천농협이 친환경 농산물로 학교급식 식재료를 공급하는 학교는 순천 관내 196개 학교를 비롯해 서울.진주.구례 등 관외 75개 학교 등 모두 271개 학교에 달한다.

전국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순천농협은 지난 2004년 친환경 농업 활성화를 위해 학교급식을 시작해 친환경 생산 농산물의 판로 확대 수단이 되면서 농가의 소득원으로 안정 궤도에 접어들게 됐다.

동두천농협의 미작작목반(반장 정순강)과 친환경쌀작목반(반장 김진풍)은 2008년부터 동두천지역 전체 초·중·고교 급식에 필요한 친환경쌀을 제공해 오고 있다.

동두천시 지원으로 이뤄지는 학교급식용 쌀은 사업 첫해인 2008년 3억3,200만원, 2009년 4억4,700만원어치를 공급했으며, 올해는 급식시설을 갖춘 23개 학교를 대상으로 5억9,400만원어치의 쌀을 공급할 예정이다.

경기도(김문수 지사)와 농협중앙회(최원병 회장)도 지난 21일 오후 3시 경기도청 대회의실에서 '친환경농산물 육성 및 유통 협약식'을 깆고 농협중앙회는 2010년 경기도가 실시하는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사업에 참여해 연간 100억원 규모의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하기로 MOU를 체결했다.

양 기관은 팔당농식품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클린팔당과 함께 팔당지역 친환경농업 육성을 위해 공동 노력하며, 내년 상반기에 설립 예정인 조합공동사업법인 설립과 친환경농산물 마케팅 활성화에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유통협약으로 농협이 경기도 학교급식에 참여해 친환경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한편, 학생들과 학부모, 학교급식 관계자들에게는 신뢰감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임갑빈 하남농협 조합장은 “"하남지역친환경농업을 전문적으로 육성, 친환경농산물의 전문화 및 규모화를 이뤄 학교급식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자연환경 보전 및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현해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도덕성과 투명성에 어긋나지 않도록 작은 부분부터 실천해 나가도록 조합을 운영해 나가겠다"며 "생산농가와 하남농협이 힘을 합쳐 안전하고 영양가 높은 우리 친환경 농산물을 아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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