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특정 맹독성농약으로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보도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관리는 허술한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극약으로 알려진 그라목손을 비롯, 파라코액 성분이 함유된 제품에 대해서는 주의사항 및 응급처치요령 등 안전사용에 관한 교육을 받아야 하며 본인 신분을 확인하는 이수확인서를 작성해야 구입이 가능함에도 불구, 이 같은 절차도 없이 구매할 수 있어 맹독성 농약에 대한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알 하남지역 농민등에 따르면 그라목손 등 맹독성 농약의 경우 식물의 잎에 한방울이라도 튀면 금새 구멍이 날만큼 독성이 강해 사람이 마실 경우 입에서 식도, 위에 이르기까지 심한 궤양과 함께 간과 폐조직이 딱딱하게 굳어 호흡부전 등의 고통 끝에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음독자살 사고에 많이 쓰이는 맹독성 농약의 구입은 여전히 손쉽게 이뤄지고 있는 반면 단속의 손길은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농약제조회사들은 요구르트나 약병과 구분 안될 정도로 예쁘고 현란한 디자인의 상표를 부착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실질적 규제가 전무한 상태다.

농약관리법에는 그라목손의 맹독성이 강해 안전사용 교육을 받은 사람에 한해 구입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지만 교육이수증 등이 없어 교육받은 사실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또 농약관리법 시행령에 기준도 '권장기준'에 불과, 사실상 강제력이 없는데다 이 권장기준마저 농약제조사들의 모임인 (사)농약공업협회에서 관장하고 있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이에 따라 농약판매상들은 농민들이 영농교육만 받았다고 하면 별다른 의심없이 그라목손을 판매하고 있다.

농약판매상 김모(55)씨는 "주민등록증만 제시하면 그라목손을 판매하고 있다"며 "그러나 그라목손에 의한 자살 사고 등 각종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해 그라목손을 판매할 때마다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dish@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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