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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두고 어디가라고…"미사지구 대책위-헌법소원, 지장물 조사도 거부

“38년 된 교회예요. 내년이면 이주해야 하니까 올해가 마지막 크리스마스가 될 겁니다. 아이들이 공연도 준비했어요.”

 

어둠이 깔린 저녁 7시. 마을 뒤 언덕 자락의 교회로 주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교회에는 구슬과 전구도 매달았다. 크리스마스 예배를 위해서다.

 

서울 강변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40분. 상일동을 막 지날 무렵 경기도 하남시라는 안내표지판과 창문 너머 빗줄기 사이로 현수막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일방적인 강제수용 철회하라', '희생을 강요하는 정부정책에 반대한다' 현수막에 적힌 각종 구호들이 버스가 보금자리지정지구에 도착했음을 알린다.


하남시 풍산동 지역이 미사보금자리지구 부지로 선정된 이후 들썩이고 있다.

 

예전같으면 한창 농사를 준비해야 할 때지만 농사 일손을 놓고 있는 노인들의 얼굴에서는 무력감이 짙게 드러났다.

 

국토해양부가 미사보금자리 지구로 지정한 하남시 망월동과 풍산동 일원은 총 546만여㎡ 규모로 는4만가구 물량 중 3만가구 정도가 보금자리주택으로 공급되고 나머지는 국제관광 및 위락, 레저복합단지로 개발된다.

 

이에대해 해당지역 주민들은 "1971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40여년간 집한칸 증축이나 화장실하나 제대로 못 짓는 등 국민의 기본권리인 사유재산권을 마음대로 행사해 보지 못하고 이제는 가만히 앉아서 쫓겨나 새로운 이주민으로 전락하는 주민의 생존권마저 위협하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또 "내 땅을 가졌음에도 재산권행사를 하지 못하고 서울시민을 위해 희생을 강요 당하며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생존권마져 억누르고 있었지만 이제와서 보금자리 주택을 건설한다는 이유로 일반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행위에 대해 결코동의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재산권행사 및 생존권에 심각한 침해가 예상된다"며 "정부의 일방적 개발과 통고식 보상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다.

 

 

GB로 40년간 참았는데 수용이라니"

미사지구 대책위-헌법소원, 지장물 조사도 거부


미사보금자리지구 개발사업은 정부가 재정 또는 기금의 지원을 받아 건설, 매입하여 분양 또는 임대를 목적으로 과거 공급자 위주의 일방적인 공급에서 벗어나 소득계층별 수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주택을 공공이 신속하게 공급하는 수요자 맞춤형 주택사업으로 국민의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5월 본격 추진됐다.

 

하지만 주민의 의사는 아랑곳 하지 않고 개발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으로 조상 대대로 이어온 삶의 터전을 등지고 갈 곳도 없는 처지로 전락하는 등 생존권 박탈과 재산권 손실을 가져왔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들은 “정부가 진정 국민들의 보금자리를 위해 주택개발을 시행한다면 지역주민들의 생계와 터전를 일방적으로 빼앗을 것이 아니라 재산과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안으로 계획을 변경해야 한다”라며 끝까지 싸우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보금자리 지구로 발표된 지 10개월째인 3일 오후 망월초등학교 주변 도로를 따라 들어가다 만난 조모(67)씨는 보금자리지구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뜸 "여긴 내 집이 있고 밭이 있는 곳이여, 나보고 여기 떠나 어디로 가라고 하는 겨여"

 

"40여년간 그린벨트로 묶여있던 토지가 2.3년전부터 마을 곳곳을 시작으로 우선 해제되어 그나마 마음이 들떠 있었는데 또 다시 재산을 강제로 빼앗으려는 태도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조용한 마을에 돌을 던져 평지풍파를 일으킨 꼴이지…"라며 역정부터 냈다.

 

풍산동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 외지인을 위한 보금자리로 지정된 것은 정부가 돈벌이를 위해 외지인을 불러들여 원주민을 내쫓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

주민들은 토지주택공사가 자신들의 의사를 물어온 적도 없고 변변한 설명조차 외면했다며, 이미 자리를 정해 놓고 구색만 갖춰 부지를 선정했다고 불만이 높다.

 

마을 안쪽의 선술집에서 막걸리 잔을 기울이고 있는 정모(56)씨도 상추를 재배하고 있는 비닐하우스를 가리키며 "이곳이 나의 직장이고 저기 보이는 곳이 내집이여, 여길 떠난다면 직장과 집을 다 잃게 되는 거잖아, 보상을 받아 여길 떠나면 직장은 고사하고 전세비나 건질지 몰라"라며 이주 걱정까지 했다.

 

 

하남미사지구 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박덕진) 관계자는 "주민의 생존권과 재산권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대해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공이라는 미명아래 강제로 토지 수용에 나선다면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절대로 물러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지장물 조사에 대해 "절대 응할 수 없다" 며  "지장물조사를 받고 나면 시행자가 주민의 소리를 들어주지 않는 것은 물론 지장물조사가 끝나면 보상대상자로서 는 협상무기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라며 지장물 조사 거부이유를 밝혔다.

 

"엊그제 마을 회의를 했어. 다들 걱정이 많았지. 보상비도 그렇고 아이들 교육도 그렇고, 정부가 주민의 의사를 외면하도 적당히 얼버무린다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지"라며 회의 결과를 설명했다.

 

주민 김모(60. 하남시 망월동)씨는 “정부가 주민의사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개발계획을 발표했다”며 “, 주민과의 협의 등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사업추진 일정을 전면거부할 것으로 안다.”고 말 했다.

 

대책위는 정부가 일방통행식 사업강행이 아닌 주민들과 진지한  협의를 통해 요구조건을 수용한 다음 , 협의가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면 조사에 응할 수 있다는 게 순리라는 것.

 

이와함께 "정부과 추진하고 있는 미사지구보금자리주택 사업과 관련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 헙법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발로 토지보상의 가장 핵심적인 지장물 조사 등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주민과의 원만한 협의를 거쳐 개발계획 일정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풍산동의 모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하남시 일원이 미사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되면서 개발 가능성 등 기대심리로 외지인을 중심으로 매매에 대한 문의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며 미사지구 주민들의 고민과는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이재연 기자  dish@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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