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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블록 따라가면 볼라드와 ‘쿵’하남시 보도블록 신설작업 군데군데 ‘엉뚱한 방향’

 하남시에 23년동안 거주했다는 시각장애인 최모(45 하남시 덕풍동)씨는 주민자치센터에 볼일이 있어 풍산지구 하남교회 앞에서 덕풍3동 공영주차장 방향으로 설치된 인도의 점자블록을 따라 걷고 있었다.

 

그러나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시각장애인 최씨는 당황한 나머지 그자리에 멈춰 섰다.

 

 

곧게 깔려 있어야 할 점자블록이 사라진데다 갑자기 나타난 볼라드(자동차가 인도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차도와 인도 경계면에 세워 둔 구조물 )에 부딪혀 넘어질 뻔 했기 때문이다.

 

결국 최씨는 손으로 볼라드를 만져보고 시각장애인용 흰지팡이와 발을 번갈아 가며 땅바닥을 쓸어본 후에야 겨우 방향을 다시 잡고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몇발자국 못다서 덕풍3동 주민자치센터 주변의 인도를 점령한 불법주차 차량과 이내 부딪히고 만다.

 

선천척 장애인으로 태어나 흰지팡이만 있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을 정도로 보행에는 능숙한 최씨가 방향을 잘못 잡아서가 아니다.

 

그는 오늘도 평상시처럼  흰지팡이를 두드리며 정확히 점자블록 위에만 발을 두고 조심스레 걷고 있었다. 그러나 최씨가 넘어질뻔 했던 이유는 그 점자블록이 볼라드와 부딪히도록 친절하게 안내했기 때문이다.

 

하남시가 대규모 주택개발지구인 풍산지구의 도로에인도를 설치하면서 최근 마무리한 인도 보도블록 설치작업 공사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깔아놓은 점자블록이 정작 시각장애인들로부터 “차라리 설치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의 경우 점자블록에만 의지해 이동한다면  높이가 낮아 볼라드를 보지 못할 수도 있고, 단단한 화강암에 부딪치면서 사고를 당할 위험이 높은 상황이었다..

 

 

볼라드 무작위 설치 부딪치기 일쑤…“차량전용, 사람잡는 인도”

 

하남시는 풍산지구 하남경찰서 주변에서 덕풍3동 주민자치센터 구간에 인도에 블록을 설치하면서 시각장애인들의 보행에 도움을 준다는 명분으로 점자블록도 함께 설치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되도록 곧게 나 있어야 할 점자블록이 덕풍3동 공영주차장 주변의 경우는 웬일인지 군데군데서 방향이 자기 마음대로 꺾여 있었다.

 

29일 본지 기자가 시각장애인 정모(55·시각장애 1급)씨의 협조를 얻어 함께 문제의 길을 걸어본 결과, 안전은 뒷전에 둔“일반인도 다치기 쉬운 인도”라고 말했다.

 

게다가 풍산지구 주변의 인도는  폭이 굉장히 좁은데다  점자블록이 설치된 부근에는 볼라드와 거의 붙어있다시피 해 시각장애인이 걷다가 부딪히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더군다나  점자블록’을 따라가다 보면 덕풍3동 공엳주차장과 골목이 만나는 입구의 볼라드와 정면으로 부딪히게끔 되어 있었다.

 

특히 밤샘주차를 하는 차량들이 오로를 점령하고 있는 이지역은 시각장애인들이 횡단보도인줄 착각하고 건너다가는 달리는 자동차에 치어 목숨을 잃을 우려가 큰 상황이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이 주의해야 할 위치나 유도 대상시설 등의 정확한 위치 확인이 가능하도록 설치해야 한다.

 

시각장애인 정모(하남시 덕풍3동)씨는 “시각 장애인들을 놀리는 것도 아니고 아무런 배려 없이 이런식으로 대충 놓을 바에야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낫다”며 “아마도 하남시가 ‘우리는 장애인의 통행권을 생각하고는 있다고 생색만 내고 싶었나 보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는 “인도에 설치된 점자블록을 따라가다 보면 곳곳이 끊겨있어 길을 잃고 헤맨다”며 “동네 산책에 나서 가을 날씨를 느끼고 싶지만 엉터리로 설치된 장애인 편의시설 때문에 마음뿐이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남시 관계자는 “주민과 시각장애인들의 통행에 도움을 준다는 취지로 볼라드와 점자블록을 설치했지만  조금 미흡한 부분이 생기게 됐다”며 “현장을 점검해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실태를 파악하고 불편이 없도록 합당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dish@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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