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는"나의삶, 나의예술"

"민화는 무엇을 그리든지 간에 서민들의 삶과 애환 그리고 자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15년 정도를 민화를 그리는데 심혈을 기울였지만 아직도 일종의 자기와의 싸움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항상 고독할 수밖에 없는 게 민화를 그리는 작업입니다."

개인전을 한달여 앞둔 경기도 하남시 출신의 민화작가 이선구 화백(52)은 이번 기회에 혼과 정렬을 쏟아 그린 그림을 관람객들에게 마음껏 보여 줄 수 좋겠다며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사)한국 미술협회와 민화협회, 하남시 향토작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민화 작가 이선구 화백.

잔잔한 미소를 머금으며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그녀의 모습은 당당함이 아름다운 여성 그대로였다.

한국 민화의 선구자 역할을 해 온 이 화백이 말하는 '좋은 그림'이란 무엇일까. 이 화백은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심장에서 느낀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올바르게 표현됐다면 그것이 곧 최상의 작품이라는 것.

지금도 "머릿속에 무언가 떠오르면 만사를 제치고 먼저 붓을 잡는다"는 이 화백은 언제 어디서라도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자신의 화랑과 작업실에 작업 도구를 늘 채비해 두고 있다.

한국에서도 손꼽히는 민화작가들이 모여 있는 한국민화작가 정회원인 이 화백은 오는 10월 28일 부터 11월 3일까지 "꿈꾸는 민화전"이란 주제로 인사동 공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총 25점으로 8폭 병풍인 태평성시도를 비롯해 부모은중경 등 모든 국민이 건강하기를 기원하며 풍요와 평안을 바라는 인간의 소망을 한폭 한폭 그림에 담아낸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이 화백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민화가 갖고 있는 풍자와 해학 그리고 서민들의 삶의 애환, 익살스런 표현 등 현대적 회화를 가미해 새롭게 개념화하는 어떤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작품은 완성되고 전시 준비도 끝나 한시름 놨다"는 이 화백은 언제나처럼 남들이 하지 않는 일에 도전하고 변화를 지향하는 삶을 선택했다고 강조한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리고 지금껏 세상을 사는 동안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우연히 접한 '민화'는 그때마다 '기분 전환'과 같은 새로움을 갖게 했고, 그림으로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사) 한국민화협회 주최 제1회 전국민화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해 문화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이화백은 당시 심사위원들로 부터 "서민들의 애환을 삶의 변화를 추상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권위있는 대회인 세계 평화미술대전과 영월 전국 민화공모전에서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 화백은 "늘 내 마음에 민화의 숨소리가 번지고 번지어 오늘에 이르게 한 것 같다"며 "그러고 보면 이미 민화 속에서 살아왔고, 민화 속에서 삶의 길을 닦아 온 것이나 다름없다"고 술회했다.

그녀는 또 "현란하면서도 난삽하지 않은 민화의 색채는 나로 하여금 새로운 세계로 안내해 주었다"며 "우리 조상들의 삶이 고스란히 들어 있으면서도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모든 사물을 친숙한 터치로 그려 더욱 친근감을 주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민화는 일상속의 삶과 자연, 생명의 신비 그 자체라고 강조하는 이선구 화백.. 이번 전시회를 통해 현대의 삶 속에서 잃어버린 소중한 감성을 만나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010-8732-5719 , leesg5719@hanmail.net >

이선구 화백 약력

▲ 경기도 여주 출생

▲ 영월 전국 민화공모전 최우수상

▲ (사) 한국민화협회 주최 제 1회 전국 민화공모전 대상(문화관광부 장관상)

▲ 제 7회 세계 평화미술대전 우수상

▲ (사) 한국미술협회 및 (사)한국민화협회 회원

▲ 하남시 향토작가회

이재연 기자 dish@k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