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은  쉼 없이 살아 꿈틀거리며 변화한다.

물살에 바닥이 깎이고, 침적토가 쌓여 새로운 물길이 생겼다 때론 마르기도 한다.

수중 생태계는 이 같은 물의 역동적인 삶에 적응하기위해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연출하며 수 십 억년 동안 진화해 왔다.

그러나 하천은 인간이 손을 대면서 부터 ‘홍수와 갈수라는 기본적인 변화마저 통제 당하기 시작했고 흐름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면서  침식이나 퇴적 같은 지질학적 과정을 방해 받았고, 물고기를 비롯한 수중 생물들은 이동이 제한됐다. <편집자주>

덕풍천 복원  '뜨거운 감자'

하남시가 시민을 위한 대표적 자연휴식공간을 조성한다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는 덕풍천 생태하천 조성공사 사업이 졸속으로 시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4일 하남시에 따르면 시는 덕풍천에  총 80여억을 투입해 한강 ~ 덕풍1교 사이의 구간(1.4㎞)에 설치된 콘크리트 호안과 주차장을 철거하고, 녹지조성, 생태호안설치, 생태관찰로, 징검다리 및 여 울(16개소)등 건강한 생태하천을 조성한다는 명분으로 공사를 하고 있다.

또 한강~덕풍천 상류 5.8km 지점까지 관로를 매설하고 펌프로 한강물을 끌어올려 가뭄에도 항상 물이 흐를 수 있게 하고 한강 합류지점인 나머지0.6km 구간도 조만간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 6월 마무리를 목표로 진행중인 덕풍천이 생태하천으로 마무리되면 수질개선효과와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유지관리 함으로서 교육적 효과 뿐만 아니라 시민에게 휴식공간을 제공 함으로서 깨끗하고 친숙한 주변 환경조성 및 주거생활 편익제공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구상아래 추진됐다.

그러나 이 하천은 장마철 집중호우때 일부 시설이침수될 정도로 수량이 많고 유속이 빠른데다 폭우가 쏟아질 경우 시설물 유실은 물론 범람 우려까지 안고 있다.

 이번 폭우로 파혜쳐진 덕풍천과 시설물이 하류로 쓸려가는 바람에 생태계의 최소 단위인 플랑크톤에서부터 최상위 포식자 물고기에 이르기까지 각종 수중 생물의 서식지를 감소시켰다는 의혹 을 주고 있기 때문.

무심한 정책에 '신음하는 생태계'

하천전문가들은 덕풍천의 경우 자연적으로 보존해야 할 가치가 매우 큰 하천으로 식생매트 방식 보다는 자연석붙임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에도 불구, 이를 무시한 것은 반환경적인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또 식생매트 공법은  집중호우로 인한 하천 범람시 유속에 의해 유실될 우려가 있고 식재한 식물 또한 유속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아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낳을 것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환경단체 또는 하천전문가의 조언을 무시하고 식생매트 공법으로 추진했다가 또 다시 자연석붙임 방식으로 바꾼 것은 공사편의주의적 발상으로 집중호우로 침수피해가 반복되면 매년 복구비로 막대한 예산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7월  세차레 동안 쏟아진 집중호우로 시설물이 물에 떠내려 가면서 3500여만원의 피해가 났고 현재 공사를 재개하고 있지만 하남시가  피해를 시공사 책임으로 돌리는 바람에 복구비 추가 등 적자에 허덕이다 보면 부실공사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주민 최모(41)씨는 “지난 2008년 하천전문가와 함께 덕풍천의 생태계를 조사해보았더니 열악한 환경아래서도 다양한 생명체가 나름대로 체계를 갖춰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생태환경은 사람이 한번 어지럽혀 놓으면 다시 돌아가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도 너무 서둘러 공사를 강행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하남시는 하천정비 사업에 대해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공사를 진행하는 것 같다"며 "이같은 사고를 전환해야 하천정책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남시 관계자는  “지금은 덕풍천을 생태하천으로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이므로 생활하수 같은 오염된 물이 하천으로 흘러들지 못하게 막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시민들이 하천과 가 까이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하천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무형적인 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시설물 설치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dish@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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