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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화의 세계는 ‘도(道)’ 닦는 일”국내 최초 포유류 세밀화가 강성주화백

‘산짐승 도감’ 기네스협회에 인증작업 신청

4년 동안 30개 작품만 그려 내는 고된 작업

 

   
 
▲ 강성주 화백이 그린 불곰
 

[하남]동물의 미세한 털 까지도 표현해 금방이라도 책 속에서 튀어 나올 것 같은 강렬한 느낌을 주는 국내 최초의 ‘산짐승 도감’(부제:우리 젖먹이 동물)이 하남시 하산곡동에서 최종 교정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흔히 붓으로 동물을 그리면 삽화 정도로 생각하지만 세밀화의 세계는 ‘도(道)’를 닦는 것과 같다”고 화가는 말한다.

   
 
▲ 하남시 하산곡동 화실에서 포유류 세밀화 그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강성주 화백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강성주 화백(남.38)의 작업실이 있는 검단산 기슭 정심사 인근에 있는 강화백의 화실 겸 자택에서 그의 작품들과 작품세계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일반인들이 흔히 볼 수 있는 세밀화는 꽃이나 조류도감등이 있지만, 강화백이 진행하고 있는 ‘산짐승 도감’은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포유류 세밀화이다.

출판사와의 계약을 통해 지난 2002년부터 지금까지 4년 동안 강성주 화백이 그린 산짐승의 수는 30여종에 불과하다.

1년에 겨우 7-8개의 산짐승 밖에 그리지 못 했다는 말 이지만, 여우 한 마리를 그리기 위해 과천 동물원을 매일 새벽 5시에 도착해 경비원 몰래 담을 넘어 여우 사진 찍기를 1개월.

이러한 강화백의 열정에 감탄한 동물 관리사들이 조금씩 도와 줘서 동물들 가까이서 사진을 찍고 이 사진들을 가지고 집에서 색칠을 할 수 있었다.

“여우는 야행성 이어서 낮에 가면 여우가 움직이는 것을 절대 볼 수 가 없었기 때문에 새벽 3시에 일어나 동물원에 도착해 문 여는 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 담을 넘어 들어가 새벽에 잠깐 움직이는 여우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던 것이다”고 강화백은 설명한다.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포유류의 종류를 선택한 후, 그 동물을 관찰하고 사진으로 담고 스케치를 한 후 색칠을 하는 이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특히 야생동물인 경우에는 동물이 나타나기까지 막연히 기다리는 일에 몇 날을 허비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지리산에 있는 흰넓적다리붉은쥐와 곰쥐를 찾기 위해서 지리산 밑에서 부터 100m 높이로 트랩(쥐덪)을 설치해 가면서 지리산 정상까지 올랐다는 강화백의 열정과 집념은 가느다란 세필을 통해 녹아져 내렸으며,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전날 낮에 트랩을 설치하고 새벽에 랜턴을 들고 산을 올라가야 했는데, 너무 늦게 올라가면 쥐들이 추위 때문에 죽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좀 더 정확한 동물의 세밀화를 그리기 위해서 죽은 동물을 해부해 살펴 보았으며, 한국에서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야생동물들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들이 전무한 상태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동물과 가까이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만나기가 힘들었으며, 어디에 뭐가 있더라!는 말을 전해 듣기까지의 인적 관계형성에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고 말하는 강성주 화백.

동양화를 전공한 강화백이 세밀화의 세계로 빠져 든 것은 아주 우연한 일에 의해 이뤄졌다.

대학시절 인물화를 많이 그렸던 강화백은 졸업 후 입시학원을 운영했었지만, 좀 더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추구하기 위해 쉬던 중에 지인으로부터 세밀화의뢰를 받게 된다.

그 때가 2002년으로 4년간의 계약으로 ‘산짐승 도감’(보리 출판사)만들기에 착수하게 됐다.

11월 중순경이면 서점가에서 책을 볼 수 있는 ‘산짐승 도감’은 국내 최초의 포유류 도감으로 한국기네스 협회에서 인증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지난 4년간 세밀화로 동.식물을 그려 오고 있는 강화백은 “세계 누가 보더라도 바로 그 동물임을 알게 하는 세밀화는 세계 공통언어이다”고 소개하고 있다.

서울에서 생활하던 강화백이 하남으로 오게 된 것은 외동 딸의 교육문제를 고민하던 과정에서 이뤄졌는데, 하남시에 있는 ‘푸른숲학교’라는 대안학교에 외동 딸을 입학 시키면서였다.

이제는 하남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가고 있지만, 세밀화를 그리기 위해 경험했던 뒷 이야기들은 너무도 많다고 한다.

“광릉수목원에서 호랑이를 사진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한 마리 호랑이 찍기에 열중하고 있던 중, 갑자기 나머지 한 마리가 달려들어 3미터 높이의 철망에서 떨어지는 사건에서 느꼈던 호랑이의 힘과 공포감은 겪어 보지 않고는 모릅니다”

강성주 화백이 그리는 세밀화의 특징은 우리나라 전통 한지에 세밀화를 그린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강화백은 “한지의 특성상 먹을 빨아 들이면서 만들어 내는 거친 표면이 주는 질감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금년 4월에는 ‘세밀화로 그린 동물흔적 도감(보리출판사)’의 공동 저자로 참여해 수 많은 동울들의 세밀화 그리기를 해 온 강화백의 내년 목표는 ‘동판 세밀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림이 일부 사람들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강화백은 동판화를 통해 다량의 판화작품을 만들어 낸 후, 일반인들이 세밀화의 아름다움을 부담 없이 경험하고 구입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이다.

동물 한 마리를 그리기 위해서는 수 천번의 붓 칠을 해야 하는 힘든 일 이지만, “미쳐야 미친다”는 신조를 갖고 있는 강성주 화백은 가느다란 세필의 끝에 모든 정열을 쏟아 색칠을 덧 입히고 있다.

 

   
 
▲ 강성주 화백이 그린 늑대
 

이공원 기자  lee@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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