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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공부 안 하고 왔구만요”<기자수첩> 하남시행정사무감사장

“한 마디로 공부 안 하고 왔구만요”

하남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진행중인 하남시청 2층 감사장에서 시의원들의 질문에 대한 하남시청 회계과장의 답변과정을 지켜보고 있던 옆 자리 기자 한 사람이 보다 못해 한 마디씩 하는 말 이었다.

   
 
▲ 하남시 회계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진행중인데, 답변석에는 계장이 나와 답변을 계속하고 있다.
 

‘하남시 계약(공사,용역,설계) 업무추진 실태’에 대해 하남시의회 의원들은 감사장 책상 위에 두툼한 관련서류를 올려 놓고 자신들이 궁금해 하고 의문이 있는 사항에 대해 회계과장에게 질문을 하고 있었다.

“회계과에서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소액수의와 수의계약, 수의사담, 제한경쟁등에 의한 계약내용 등이 정리되어 있는데, 이들 계약용어에 대한 설명을 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홍미라의원이 질문했다.

“……”

아무런 설명을 하지 못하고 과장이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에 뒤줄에 있던 팀장이 답변석에 나섰다.

회계과에서 시의원들에게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하남시 회계과에서는 총328건에 325억원의 계약을 집행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년간 325억의 계약을 집행하는 회계과의 최고 책임자인 회계과장이 계약에 기본이 되는 계약의 종류와 개념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행정사무감사는 계속되고 있었다.

두번째로 계장이 구원투수로 나선 것은 문영일 의원이 “장사시설공사와 창우동 벤쳐시설 공사가 ‘긴급’으로 계약처리 됐는데, 긴급입찰을 할 수 있는 사례에 대해 예시를 알려 달라”고 하자 또 다시 답변을 하지 못하자 계장이 나선 것이다.

세번째로 계장이 나선 것은 홍미라의원이 총 사업비 131억원인 장사시설 공사에 대해 ‘긴급’으로 처리했고, 총 사업비 368억원 규모의 벤쳐시설은 시에서 ‘긴급’을 요청 했다는데, 이에 대한 행정의 공정성에 대해 질문하자, 과장이 소신있는 답변을 하지 않고 중언부언하자 다시 계장이 답변석에 나섰다.

불과 1시간 동안의 회계과 행정사무감사 시간중 이뤄진 답변의 절반은 계장이 하고 절반은 과장이 하는 방식으로 행정사무감사가 진행됐다.

네번째로 다시 담당계장이 나서게 된 것은, 계약관련시 사용되는 '수의시담'이라는 생소한 용어에 대해 의원들이 질문하면서 이뤄졌다. 4차례의 답변에 나선 담당 계장들의 답변내용은 거의 일반적인 수준 이었으며, 기본적인 개념만 있으면 충분히 설명 할 수 있는 단순한 내용들 이었다.

회계과에 앞서 진행된 문화체육과의 경우 담당과장이 장장 4시간을 답변석에 앉아 자신의 업무에 대한 시의원들의 답변에 대부분 직접 답변 했었다.

한편, 회계과장은 총 사업비 171억원의 ‘장사시설 공사’에 대해 ‘긴급공사’를 적용해 특혜의혹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의를 제기해야 하지 않느냐는 시의원들의 질문에, 계약 주무부서의 과장으로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발주부서에서 긴급히 해 달라고 해서 긴급공사로 발주했다”며 자신의 책임을 타 부서로 떠 넘기기에 급급했다.

시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소중한 예산을 집행하는 최 일선 부서에서, 과 책임자가 가장 기본적인 것들도 숙지하지 않고 계약업무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 할 수 밖에 없으며, 하남시장은 이 처럼 중요한 자리에 적정한 인물을 제대로 배치한 것 인지도 반드시 재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이없는 답변이 끝나고 난 후,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담당 국장에게 견해를 묻자 "내일 CPX를 걸어서 과장들이 제대로 답변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남시의회 의원들은 전문가인 공무원들에 뒤 떨어지지 않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하고, 현장을 찾아가 주민,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들의 업무를 충실히 채워가고 있었지만, 답변석에 앉은 공무원은 과연 무슨 준비를 하고 감사장에 나왔는지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이는 시민을 대신해 업무에 임하고 있는 시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무시하고 있는 행태로, 효율성과 능률성을 강조하는 현 CEO 시장의 스타일과는 전혀 맞지 않다고 본다.

 

이공원 기자  lee@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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