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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장기근 첫 시집 ‘이카루스’‘샐러리맨의 하루’등 77편 시 담아

   
 
▲ 시인 장기근
 
아버지 다이달로스의 충고를 잊고 너무 높이 날아가다, 태양의 뜨거움에 밀납으로 만든 날개가 녹아 내려 바다로 추락하고 만 그리스 신화속의 '이카루스'를 생각하며 시인은 자신의 시를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않은 위치에 고정시키며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충남 홍성 태생으로 동국대를 졸업하고 2003년 ‘시문학’을 통해 신인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장기근시인(44)의 첫 번째 시집  ‘이카루스’가 출판됐다.

총 3부로 나뉜 이카루스에는 총 77편의 시가 검정색 서체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장기근 시인의 시 <명예퇴직>에는 시인은 날카로우면서도 풍자적인 글로 현대인의 삶을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 장기근 시인의 첫 시집 '이카루스'
 
<명예퇴직>     시인: 장기근

K는

약수터가 사형선고 받던 날

오솔길 스스로 숲이 되는 것을 보았다.

차가운 약수는 자신이 솟아왔던

돌 틈으로 다시 들어가고

무거운 물통 들고 내려 왔던 사람은

정수기로 숲의 소리 듣는다.

잡풀들이 삼킨 발자국

내 키만큼 자란 싸리나무 곁가지들

발바닥을 타고 전해진 물컹한 땅

길게 줄서서 기다렸던 갈증이

희귀하듯 올라와 목마른 빈 물통

방울방울 아쉬운 시선만 담는다.

 

회색건물 틈 사이로 떨어지는

정화되지 않은 잿빛 햇살 한 모금

단숨에 들이키고 새벽부터 늘어서서

키 큰 빌딩에 물 받아 가는 사람들



이공원 기자  lee@k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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